흐르는 강물처럼
셸리 리드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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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서평입니다.


분야: 영미 문학, 장편 소설, 드라마


친구들과 종종 '평생 딱 한 가지만 □□할 수 있다면?' 테스트를 하고는 하는데 평생 딱 한 권의 책만 가질 수 있다면 나는 망설이지 않고 [가재가 노래하는 곳]을 고를 것이다. 그렇기에 [흐르는 강물처럼](이하: 강물)이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하: 가재)을 이을 명작이라는 홍보문구를 보자마자 어떤 책일지 정말 궁금했다.

나처럼 [가재]의 독자들을 위해 이번 신간을 그와 비교해 설명해 보자면, [가재]와 마찬가지로 이 책 역시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배경으로 그려지는 한 소녀의 외로운 성장기이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 차이 때문에 이 두 책의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일단 [가재]의 주인공 '카야'와 마찬가지로 [강물]의 주인공인 '빅토리아(애칭: 토리)' 역시 어린 나이에 어머니의 부재로 성인 여성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경험한다.


그러나 '카야'와 달리 '토리'에게는 알코올중독자가 아닌 의지할 수 있는 아버지가 있었으며, 어머니의 부재를 경험하기 시작한 나이도 훨씬 뒤였다. 무엇보다 '카야'네는 빈곤층인 반면 '토리'네는 안정적인 수입원(과수원)을 가지고 있었다. 여러모로 보아 [강물]의 주인공이 [가재]의 주인공보다는 안정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다 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카야'의 이야기가 인간의 홀로서기라는 느낌이었다면 '토리'의 경우에는 사랑과 회복에 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아무것도, 아무도 없었기에 '카야'가 회피·방어적인 인물로 성장한 반면 어린 시절이라도 잠시나마 사랑과 교육의 혜택을 받은 '토리'는 보다 사회적이고 포용력을 갖춘 인물로 성장했다.

두 작품 모두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그 아름다운 자연이 [가재]에서는 인간 사회에서 멀리 떨어진 고독한 피난처로 느껴졌다면 [강물]에서는 관용과 회복의 배움터로 느껴졌다.

누군가에게 상처받았을 때는 [가재가 노래하는 곳]을, 누구도 미워하고 싶지 않을 때는 [흐르는 강물처럼]을 읽어볼 것을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이 독자에게 제일 말하고 싶은 것은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흐르는 강물처럼 살라'라는 것이리라 생각한다.


흐르는 강물처럼 우리의 시간은 앞으로 흘러갈 뿐 다시 돌아갈 수 없다. 물이 지나는 길의 모든 것이 잠겨서 쓸려가듯 결국 모든 것은 지나갈 일이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데 너무 시간을 쓰지 말자. 우리는 모든 것을 삼켜 파괴하는 대신 생명이 자라나도록 돕는 물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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