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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몽골 - 고비사막, 타왕복드, 홉스골, 사진작가 시즈닝그라피의 몽골 여행
차은서 지음, 김창규 사진 / 푸른향기 / 2025년 5월
평점 :
나의 아내는 몽골에 수년간 단기선교를 간 경험 때문인지 몽골을 매우 애정한다. 나와 아이들을 데리고 가고 싶은 곳 최상위권에 늘 랭크되어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둘째 아들이 얼마 전까지 다니던 어린이집은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순수 한국인보다 많은 특색있는 곳이있다. 그 중에서도 몽골 가정 비중은 절대적이었다. 특히 우리 둘째가 외국인에 대한 편견 없이 영유아 시절을 보낼 수 있어 내게도, 아이에게도 고마운 나라가 되었다.
이젠 아이들과 해외여행을 갈만한 시절이 왔다. 동시에 마법처럼 내 손안에 들어온 <그럼에도 몽골>은 그야말로 운명적인 만남 아닌가? 일면식도 없는 외국을 소재로 한 책을 통해 한없는 내적 친밀감으로 충만한 몽골의 이야기를 예습할 수 있게 됐다.
양고기 냄새는 견딜 수 없지만 작가가 몽골을 매년 찾는 이유. 때론 욕지거리를 내뱉고 상한 마음을 깊이 품기도 하지만 몽골이 주는 마력은 대체 무엇인가?
급기야 몽골 가정집까지 방문하여 직접 그 나라와 호흡한다. 가정이야말로 가장 원초적인 민족의 모습과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장소 아닌가? 얼마나 좋으면 이렇게까지 할까 생각이 들 정도로 작가는 몽골에 진심이었다. 나는 과연 이렇게 긍정적으로 미칠 수 있는 것이 있을지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힐링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물론 몽골은 사람을 상당히 불편하게 한다. 개인적으로 몽골의 특성 잘 맞지는 않는다. 이동 거리가 길고, 교통 사정도 녹록지 않은데다, 무엇보다 마음 놓고 자주 씻을 수 있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치 군대에서 훈련 나간 것과 같은 생활을 해야 하는 몽골 여행이다. 그래서 아내가 몽골을 실제로 같이 가자고 하면 어쩌나 늘 걱정이었다.
이 책을 읽고 가장 변한 건 ‘불편한 것은 나쁜 게 아니다’는 인식 변화다. 직장 생활을 할 때나 별의별 사람들을 다 만날 때도 다 내가 원하는 대로 편하게만 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혼란한 시간을 많이 만날 수록 나는 성장 한다. 몽골은 나를 크게 성장 시켜 줄 것 같다는 기대 때문에 걱정은 어느 정도 사라졌다. 이제 남은 건 몽골과 반갑고 불편한 대면을 시도하는 것 뿐.
독서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 이라는 기준을 좋은 책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그럼에도 몽골>은 좋은 책이다. 여행기피자인 나를 움직이게 하다니.
참고로 가장 하고 싶어진 것은,
푸르공 타보기, 밤하늘 별보기, 진흙탕에 빠진 이웃 차량 함께 구해주기다. 감성 쟁취, 자연을 창조한 신에게 감사, 좋은 사람 되어주기 등의 나름의 선과 행복을 주고 받고 싶은 욕망을 몽골이라면 친절하게 다 받아 줄 것 같아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