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고, 잘 자고, 잘 놀면 돼! - 우리 아이에게 100년 사는 몸을 물려주는 건강한 가족 습관
박종훈 지음 / 파지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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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요새 읽는 책이라고 사람들에게 보여 주면 한결같은 반응이 나온다.
"나도 잘 알아."라고 하면서 자신의 온갖 건강 및 육아 관련 지식을 뽐낸다. 신나게 털어놓다가 결국 한결같은 마무리를 짓는다. "참 어렵지, 잘 안되더라."
이 책의 저자도 '잘 먹고, 잘 자고, 잘 노는 게' 안되던 사람이었다. 놀라운 것은 작가의 전공은 스포츠 영양학이며 무려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사람들에게 고급 학문을 가르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그는 건선이라는 끔찍한 병까지 얻게 된다. 죽을 듯이 가렵고 온몸에서 고름이 터져 나오는 병이라고 한다. 아마 중세 시대에 태어났으면 아픈 것도 억울한데 신의 저주를 받았다며 화형으로 생을 마감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잘 먹고, 잘 자고, 날 노는 건 축복받은 삶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작가가 초반부터 책이 끝나는 시점까지 반복해서 목 놓아 외치는 것이 몇 가지 있다. .
1. 아이들은 뛰어놀아야 한다. 물론 어른도.
신체 활동의 중요성이다. 요약하자면 땀이 나고 숨이 찰 정도의 운동을 매일 해야 머리도 좋아지고, 키도 많이 크고, 기분도 좋아지고,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된다. 아마 가정에서도 아이들에게 부모들이 많이 하는 말일 것이다. 아마도 부모들이 그렇게 살지 못해 스스로를 반면교사 삼아 아이들에게 '강조'하지만 아이들에겐 '강요' 그 이상도 아닐 것이다.
부모들이 잘 하지 않으면서 말로만 외쳐봐야 소용없다는 것을 또한 꼬집는다. 결국 이 세계의 기초가 되는 공동체의 최소 단위인 가정이 건강하게 되려면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함은 자명한 사실이다. 즉, 부모들이 당장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밖으로 뛰쳐나가야 한다.
2. 설탕을 줄여야 한다.
나 역시 우리 아이들에게 매일 같이하는 말이 있다. "당 중독 씨!"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다디단 초콜릿 이름을 외쳐대는 아이를 보고 있노라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래도 뭐라도 먹는 게 좋지 않나?"라는 위안을 하기엔 이미 임계점을 넘어선 느낌이라 더욱 참담하다.
우리 가족의 일상을 리와인드 해서 본다. 함께 즐겁게 마트 나들이를 가서 아까 그 초콜릿을 큰 봉지째 손에 먼저 집어 든 것은 다름 아닌 나였다. 뭐라도 먹어서 기분이 좋고, 그게 행복이 아니겠느냐는 생각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재앙을 사준 그 순간을 뼈저리게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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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을 과하게 섭취하면 아까 운동으로 인한 선순환의 반대 경로를 걷게 된다. 머리가 나빠지고, 위가 아닌 옆으로 커지게 되고, 먹는 순간을 제외하고는 기분도 별로고, 밤에 잠도 안 오게 된다. 당뇨라는 대재앙은 보너스다.
3. 스마트폰을 멀리하라
스마트폰 중독은 신체활동 결핍과 결부된다. 최신 기술이 축복이 아닌 저주가 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결국 이런 세상에서 건강하게 생존하는 종족은 자제력이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책 제목인 잘 먹고, 자고, 노는 것 그 자체에 집중하는 것보다는 앞서 말한 운동, 설탕, 스마트폰과의 전쟁에서 승리한다는 선결과제가 더 중요한 것이다.
창고에 쌓여 있는 라면과 과자들이 달리 보인다. 초콜릿을 달라는 아이들의 말이 오늘따라 섬뜩하다. 맥모닝을 먹으며 이 책을 읽었던 어느 아침이 떠오른다. 몇 달 동안 갖가지 핑계를 총동원하여 깊이 넣어둔 운동복을 끄집어낸다.

이제라도 시작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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