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속으로만 욕했습니다 - 내향인 기자의 불순한 회사 생활
강병조 지음 / 파지트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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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속으로만 욕했습니다. 서평
난 MBTI 검사를 하면 I(내향)이 '제로'다. 그뿐만 아니라 F(감정), P(인식)까지 함께 제로다. 한창 MBTI교육 받으러 다닐 때 내 검사 결과를 강사님이 한참 동안 신기하게 바라보시던 기억이 난다. 그런 내가 이 책을 통해 내향형의 인생을 이해했냐고? 그건 당연히 아니다. 이 책은 내향형의 인간을 세상으로부터 분리하기 위한 게 아니라 나라는 한 인간을 사랑하는 과정을 그린 분투기니까.
외향형이든 내향형이든 직장 생활이 녹록지 않음은 매한가지다. 사회생활의 성패가 성격유형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직적 조직 문화가 강한 대한민국에선 더더욱 그렇다. 직책과 경력이 깡패다. 좋게 말해 실무자, 전문용어로 쫄따구들은 희생되고, 상처받고, 샤워하다 타일을 주먹으로 내리치기 일쑤다. 즉 회사 생활하다 손 안다치고 타일 안 깨지면 다행이라는 일차원적인 결론이 나온다.
작가는 기본적으로 웃기다. 그의 여자친구는 그런 그의 글이 지질하다고 한다. 작가는 그 말에 위축되기보단 자신이 책을 잘 쓰고 있다고 오히려 기뻐했다. 지질하다는 것은 곧 솔직하다는 말과 같다. 현실에선 속으로만 화내는 사람일지 몰라도 내면은 누구 못지않은 파이터다. 그리고 어떤 사례에서는 실제로 악마스러운 기질도 강하게 보인다.
말이 심하다고요? 우리 다 마음속에 악마 한 두 마리 정도 모시고 살잖아요?
작가는 글을 쓴다고 고상해지거나 품격있게 보이려 하지 않는다. 주먹은 화장실 타일에게만 쓰고 철저히 말과 글로 승부한다. 그 방면에선 맘만 먹으면 누구든 충분히 이길 정도의 능력이 되기에 보는 내가 다 속 시원했다.
작가는 편집 기자로서의 업무를 많이 한 것으로 보인다. 취재기자들이 기사를 보내오면 적절한 제목을 달아 신문으로 펴내는 역할이다. 술자리에서 한 선배가 작가에게 '성의가 없다'라는 불만을 했다고 한다. 글씨만 봐도 짜증이 올라왔다. 나라면 어떻게 대처했을까? 잠시 그 부분에서 멈춰 작가의 입장이 되어 보았다. 그 다음 날 그 부분부터 다시 읽었다. 나와 비슷한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 작가가 나와 다른 점은 실행에 옮겼다는 것이다. '성의'라는 단어를 무한 반복한다. 기승전'성의'로. 상대가 지쳐 쓰러질 때까지. 그 말을 한 것을 평생 후회할 수 있도록. 끈질기게. 
기사 제목에 정답이 없다고 가르쳐 준 바로 그 선배의 '성의'논란에 맞서는 방법은 그들의 논리를 똑같이 활용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누가 이기고 지고의 문제가 아니라 기본적인 소통 방향의 문제다. 아무리 가벼운 원칙이라도 그때그때 바꾸면 곤란하다. 작가는 내향형이라 기자 업무엔 적합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자신의 인생에 명확한 콘셉트를 가지고 살아가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굿이다.
내향형이든 외향형이든 세상 모든 직장인이여, 오늘도 힘내보자. 힘이 안 나면 뭐 어쩔 수 없다. 오늘 하루도 어떻게든 갈 거다. 그러니까 괜찮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소중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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