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일을 못하는 게 아니라 말을 못하는 겁니다 - 일의 디테일을 완성하는 말투와 목소리
이규희 지음 / 서사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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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차 국제선 퍼스트 클래스 승무원이면서 동시에 7년째 기내 방송 교관으로 근무 중인 베테랑 중의 베테랑 현업자의 직장 생활 지침서이다.

감히 지침서라는 이름을 붙여본 이유는 보편적인 업무 수단이면서 우리가 가장 잘해야 하지만 의외로 잘 하지 못하는 '말'이라는 것을 본인의 경험을 기반으로 세세하게 다뤄주고 있기 때문이다. 

승무원 경험에 기초한 책이기 때문에 그 외 업게에 있는 사람들과는 관계가 없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나 역시 책 제목과 작가 프로필을 보고선 거리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작가는 비단 직장 생활에서뿐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면서 많이 하게 되는 말의 힘을 스스로 느끼고 소중하게 다루기를 소망의 마음을 매 장마다, 행간마다 정성스레 담고 있다.

prologue에 있던 짤막한 한 마디가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

"내 입에서 나간 말은 내가 제일 먼저 듣습니다."

그렇다. 내 말은 늘 남이 듣는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먼저 그 말은 나의 정신, 마음을 거쳐 발음 및 발성기관을 스쳐 지나가야 비로소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 되게 된다.

그래서 나의 말에 더 주의하고 책임을 가져야 한다. 그러면서 사회 초년생 시절을 많이 떠올려 보게 됐다.  물론 그때도 말 한마디를 위해 많이 준비하고 연습했지만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거칠고 서툴렀던 것이 사실이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한 10년 후에 지금을 돌아봐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아니,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당장 어제의 나의 말도 아쉬운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렇게 말을 잘하는 것은 불가능의 영역이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작가는 이에 대해 정답에 가까운 솔루션을 제공한다. 상사의 지시를 잘 아는 것이 업무를 잘 할 수 있는 길이라고 한다. 이것을 소통을 위한 문장으로 바꿔보면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을 해주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직장 생활뿐 아니라 우리의 모든 대화 장면에서 꼭 필요한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말의 기술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질문은 힘이 세다. 적절한 질문은 직장 생활을 잘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p.78)

"인사만 잘해도 호감도가 올라간다. 건물 안에서 마주치는 경비, 미화원 분들께부터 먼저 인사를 건네보자. 머쓱하고 민망하다고 안 하기 시작하면 점점 더 하기 힘들다."(p. 89)

"현명하게 거절하는 사람은 평상시에 삶의 우선순위를 정리 해놓았을 확률이 크다. 한정된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소중하게 여긴다는 뜻이다. 거절하지 않는 것은 착한 것이 아니라, 나에게 무례한 것이다."(p.104)

입에서 나오는 말뿐 만 아니라 나의 삶을 대하는 태도를 매우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는 메시지들이다. 과연 한 분야에서 훌륭한 커리어를 쌓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이 태도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해 보니 제목이 이 책의 시작이면서 동시에 결론까지 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말을 잘하는 것을 넘어 더 좋은 인간으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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