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루잠 - 덕자전성시대 덕자의 장편소설
박보미(덕자전성시대) 지음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책의 제목인 '그루잠'은 ‘잠에서 깨었다가 다시 드는 짧은 잠’을 뜻하는 말이다. 밤중에 잠시 깼다가 다시 잠드는 상황이나, 낮에 잠깐 눈을 붙였다가 다시 잠드는 경우를 설명할 때 쓸 수 있다. 소설의 제목이자 메타포인 그루잠은 중간중간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그루잠》은 유튜브 '덕자전성시대'의 콘텐츠 크리에이터 박보미 저자가 쓴 소설로, 끝내 보상받지 못한다 해도, 선함은 삶의 이유가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하여 이야기로 삶에서 받은 상처에 대한 스스로에 대한 성찰이자 위로인 자전적인 소설이다.
태어나면서 어머니를 잃고 어머니 대신 살아있다는 죄책감으로 생애를 시작한 주인공 윤설, 그의 주변에는 그 누구도 믿고 의지할 사람이 없다. 사기꾼, 직장 내 괴롭힘, 하나뿐인 가족인 아버지와의 절연 등. 이렇게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도 아닌 삶에서 믿었던 사람들에게는 배신당하고 호구처럼 이용당하며 삶이 짓밟히고 유린당한다. 미련하고 어리석고 연약한 설의 모습에서 답답함도 느껴지지만 결국 끝끝내 선의를 가지고 순수함을 유지하는 한 인간의 내면에서 단단하고 다시 일어서는 의지가 보인다.
유튜브 방송에서 사람은 태어난 이상 그 존재에 이유가 있다고 말하는 박보미 저자의 목소리가 이 소설에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다.
챕터가 시작될 때마다 짧은 비현실적인 공간에서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러니까 설의 인생과 더불어 사후세계일지 환상의 세계일지 그저 설의 꿈일지도 모르는 세계에 대한 이야기가 번갈아가면서 진행된다. 책의 제목이 그루잠인 것은 이렇게 현실과 비현실 세계를 이야기하는 것이 마치 잠시 잠든 사이의 꿈을 꾸는 구성이기 때문인 것 같다. 현실과는 다른 가치가 작동하는 세계, 이 세계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는지 누가 설을 기억해 주고 있는지를 따라가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