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불안을 잠재우는 노자의 말 - 2500년을 건너온 인생 수업
노무라 소이치다로 지음, 류휘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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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일본의 우울증 치료의 일인자라고 불리는 노무라 소이치로 정신과 의사가 집필한 《삶의 불안을 잠재우는 노자의 말》. 저자는 의학적 접근이 통하지 않던 환자들에게 노자의 말을 들려줬더니 증상이 호전되는 일이 반복해 일어났다고 한다. 아예 노자의 가르침을 우울증 치료의 가능성으로 바라보며 긴급 '처방'하듯이 엮은 글들, 노자의 《도덕경》을 바탕으로 노자의 가르침을 자연스럽게 많은 불안의 상황들과 엮어냈다. 


마음이 불안하다, 우울하다는 말도 여러 가지 갈래가 있다. 타인과 비교에서 자유롭지 못하거나 스스로가 너무 무가치하게 느껴지거나 원하는 대로 인생이 풀리지 않거나 누군가가 너무 미워서 어쩔 줄 모르겠거나 등등. 우울증 치료 의사답게 많은 사람들이 호소하는 어려운 상황들을 35가지 주제로 나뉘어 맞는 상황에 적절한 노자의 말들을 처방해 준다. 가볍고 부담 없이, 자신의 상황에 맞춰 볼 수 있는 책, 느슨하고 나약함을 받아들이는 노자의 말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유연하고 널찍한 책이다. 


인생의 전성기에는 공자, 인생의 침체기에는 노자


'인생의 오르막길에는 공자, 내리막길에는 노장'이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공자는 공자의 가르침, 노장은 노자 철학을 의미한다고 하는데 공자는 예의를 중시하고 자신을 엄격하게 다스리도록 가르치고 노자는 느슨하게 이 정도면 되지 않았는가라고 넌지시 물어서라고 한다. 


저자가 만들어낸 단어 '저지 프리 judge free' 사고방식, 판단하는 일을 의식적으로 멈추는 사고방식을 말하는데 이는 노자의 무위라는 개념의 가르침과 닿아 있다. 노자의 가르침은 어떠한 존재든 그 모습 그 자체로 충분하니 자꾸 억지로 무언가가 되지 않아도 된다고 다독인다. 다이아몬드가 안되어도 돌멩이가 되면 그것도 나름대로 괜찮다는 말, 자연스러움을 받아들이고 판단하지 말고 받아들이고 그저 살아가는 것에 집중하라는 언어들. 


​너무 몰입하고 힘주지 말고 조금은 느슨하게, 이 정도면 괜찮다는 '무위'의 가르침, 인생의 내리막길에는 노자를 보고 다시 올라가는 전성기가 오면 인생을 탄탄히 다지는 공자를 공부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굳건히 행하는 자는 뜻있는 자이다


노자의 느슨한 가르침 중에서 무력한 혹은 무가치한, 아무것도 이뤄낸 것이 없는 상태의 있는 자들에게 하는 위로가 특히 눈에 들어온다. 


분명 노력하고 있는 것 같은데 기대한 만큼 성과가 없을 때 또는 스스로가 뒤처지는 것만 같을 때가 필연적으로 있다. 남들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고 나는 그저 그 자리에만 머무는 것 같은 인생, 내가 제일 어려워하는 순간이다. 그저 바다의 부초처럼 둥둥 떠다니는 것 같은 시간들. 

노자는 노력하는 자세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노자의 말을 인용하면서 '00 사고'라는 비유를 든다. 여기서는 '시계 사고'를 해보자고 제시하는데 그 예시가 적절하다. 

시계는 그 그저 시간을 확인할 수 있도록 쉴 새 없이 움직인다. 그 움직이는 일 그 자체가 목적인 시계, 노력하는 과정만으로도 충분히 그 목적이 되고 의미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비유한다. 

사람마다 결과를 내는 타이밍, 시차가 다르다는 말은 수도 없이 많이 보았다. 그러나 시계를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렇구나, 시차가 존재하면서도 시계의 바늘은 쉬지 않고 돌아가고 조금 늦은 시계가 있을지언정 시계 자체로 이미 목적은 달성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삶의 어려운 순간마다 노자 철학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안내하는 '실용 인문서'로 어려운 동양 철학서를 우울증 정신과 의사가 각 상황에 맞게 고민을 분류해서 제시한다.

쉽고 가볍고 노자의 동양철학을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는 지침이나 충고는 아니지만 이렇게 하면 좋지 아니한가라는 느슨한 힌트를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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