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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명품 - 사람이 명품이 되어가는 가장 고귀한 길
임하연 지음 / 블레어하우스 / 2026년 1월
평점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의 인생에서 배울 수 있는 단단하고 우아한 내면의 디자인 코드를 제시함으로써, 명품을 걸치지 않아도 스스로가 명품이 되고 싶은 청춘들에게 보내는 인문학적인 자기계발서다.
명품이 된다는 말이 약간 피상적으로 들리지만, 재클린 케네디가 겪어온 인생과 삶의 태도를 살펴보면 인간 자체가 빛나는 사람임을 알 수 있다. 금수저, 흙수저 수저계급론적인 패배의식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훨씬 가치 있게끔 인도해 준다.
책의 구성은 독특하게도 가상의 인물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불평등한 수저계급론에 회의적이면서 동시에 빛나고 싶어 하는 욕망을 가진 학생과 '상속자'의 만남과 대화로 구성되어 있어 타인의 대화를 옆에서 엿듣는 것 같은 독특한 편집이 인상적이다. 플라톤의 대화편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상속자 정신'으로 재해석된 과거로부터 물려받는 힘, 문화적 자부심이다. 과거의 역사 속에서 많은 장인들의 노력 속에서 축적된 가치가 오늘날 불안하고 흔들리는 청춘들에게 앞길을 안내해 주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그렇기에 대화의 주체도 학생과 바로 이 '상속자'다.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저자는 질문하고 대답하고 사유한다.
현재의 '올드머니룩'의 원조인 재클린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의 제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의 아내다. 학창 시절부터 훌륭한 매너와 대화 기술을 교육받았고 엄격한 학문 또한 성실하게 수행해왔다.
그러나 아일랜드계라는 이유로 성골과 진골이 나뉘던 미국 상류층 사회에서 늘 이방인 취급을 받았다. 프랑스 혈통과 교양을 내세워, 결국 세상의 시선을 뒤집고 세기의 아이콘이 되었다. 교양과 품격으로 콧대 높은 프랑스조차 재클린에게는 예의 있게 대우했고, 많은 이들의 워너비가 되었다.
이 책은 재클린 케네디를 인간 명품의 모델 및 상징으로 삼아 그 매력을 풀어낸다. 고유함, 탁월함, 역사와 스토리, 심미안, 영향력이라는 다섯 가지 코드로 대입하여 명품으로 거듭나는 방식을 설명해 준다.
책의 핵심은 '상속자 정신'이다. 이는 부모로부터의 물질적 상속이 아니라, 역사와 문화로부터 물려받는 거대한 유산을 의미한다. "당신이 이타심을 두려워하는 것은 놀이를 통해 친구들과 문제를 해결하고 단합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대화처럼, 이 책은 과거로부터 축적된 지혜와 가치를 현재의 삶에 적용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원점'과 '인간성 회복'에 대한 통찰이다. 상속자는 "꿈은 습관이 아니라 뼈를 깎는 각오로 자신을 변화시키는 서로의 구원"이라며, 진정한 새로운 미래는 계층을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계층에 상관없는 서로의 구원에 있다고 강조한다. 이는 경쟁이 아닌 연대로, 물질이 아닌 인격으로 승부하는 삶의 태도를 의미한다.
책은 '불변'의 렌즈로 운명을 바라보고, '변화'의 렌즈로 '상속'을 새롭게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인간은 삶을 창조할 수 있고, 새로운 미래도 열 수 있다는 믿음이 바탕에 깔려 있다. "누군가의 희망이 된다는 것은 이미 희망을 숨겨받은 상속자"라는 문장은 우리 모두가 이미 가치 있는 존재임을 일깨운다.
금수저, 흙수저로 분류되는 시대 불평등과 불안 속에서 길을 잃은 청춘들에게 단순한 위로가 아닌, 구체적인 삶의 설계도를 제시한다.
오랫동안 기다려 온 한 점 한 점의 노력이 쌓여 완성되는 '축적된 노력'이야말로 진정한 명품의 조건임을 이 책은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