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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가 사라졌다 ㅣ I LOVE 스토리
니콜라스 데이 지음, 브렛 헬퀴스트 그림, 전하림 옮김 / 보물창고 / 2025년 4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모나리자가 사라진 그 순간부터, 범인의 행동을 쫓는 추리소설 같은 구성과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생애에 대해 번갈아가면서 전개된다.
어이가 없을 정도로 모나리자는 눈앞에서 사라졌고, 루브르는 그 사실을 알지도 못했다(그럴 만하다, 그 큰 박물관에서 뭐가 없어졌는지 어떻게 알겠는가). 모나리자 없는 모나리자 박물관은 이로써 매우 유명해졌다. 홍철 없는 홍철팀 같은 것일까ㅎㅎ.
모나리자 훔치는 일은 노트르담 대성당을 훔치는 일과 같다
1911년, 무더운 여름 모나리자가 사라졌다.
루브르는 도난 사건 1년 전에 도난 가능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모나리자>를 훔치는 일은 거대한 중세 건물인 노트르담 대성당을 훔치는 일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이렇게 자신만만했던 루브르는 모나리자가 도난당한 후, 아무런 실마리조차 찾지 못했다.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되면서 모나리자는 이제 그저 도난당한 그림 정도가 아니었다. 노트르담 대성당을 접어 주머니에 넣어간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전까지 소수에 의해 관심 대상이었던 모나리자는 이제 성스러운 숭배의 대상으로 바뀌었다. 마치 장례식장에서 평범했던 인생을 살던 고인이 영웅이 되어버린 것처럼.
부재한 것은 원래 존재했던 것을 오히려 부각시킨다. 이 역설적 진리는 인간 경험의 본질적 측면을 드러낸다. 우리는 무언가가 사라졌을 때 비로소 그것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깨닫게 된다. 모나리자는 단순한 미술품 도난 이상이었다.
부재는 우리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일상적으로 보던 것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게 하고, 그 진정한 가치를 재발견하게 되는데 모나리자 도난 사건은 어떤 시각에서는 가치의 재발견일 수도, 어떤 부분에서는 오히려 인간의 편협한 시각을 보여준다.
유명해서 유명한 그림
모나리자가 도난당한 사건은 역설적으로 이 작품을 불멸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부재가 존재를 강화한 것이다.
도난 전 모나리자는 소수의 관심만 받던 작품이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 중에서도 특별히 주목받지 않았다. 그러나 그림이 사라지자 사람들은 갑자기 이 그림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기 시작했다. 빈 벽면은 오히려 더 많은 관람객을 끌어모았고, 모나리자는 하루아침에 전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되었다.
오늘날 '바이럴'이라 부르는 현상, 즉 대중의 관심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현상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모나리자의 사례는 이미 100년 전에 '부재'가 만들어낸 최초의 글로벌 문화 현상이었다.
더 흥미로운 것은 모나리자가 돌아온 후에도 그 명성이 식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이제 '유명해서 유명한' 그림을 보기 위해 루브르를 찾는다. 이는 현대 유명인 문화와 비슷하다. 어떤 연예인들은 그들의 재능보다는 '유명한 사람'이라는 정체성으로 더 많은 관심을 받는 것처럼, 모나리자 역시 그림 자체의 미학적 가치를 넘어선 문화적 아이콘이 되었다.
모나리자의 미소가 가진 모호함이 이러한 명성에 기여했다고 설명한다. 명확하게 해석할 수 없는 것들, 다양한 해석을 허용하는 것들이 더 오래 우리 기억에 남는다. 그 미소의 비밀은 풀리지 않고, 그래서 계속해서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결국 모나리자의 명성은 예술 작품 자체의 가치를 넘어, 우리가 가치를 부여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다. 부재가 존재를 강화하고, 신비로움이 지속적인 관심을 만들어내며, 대중의 관심이 스스로를 증폭시키는 현상을 보여준다.
우리는 왜 유명한 것에 끌리는가? 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가? 이 책은 모나리자의 이야기를 통해 유명세의 본질과 우리 인간 심리의 특성을 생각하게 한다. 어쩌면 모나리자의 진정한 가치는 그림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에 있는지도 모른다.
모나리자의 이야기는 그저 한 장의 그림에 관한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범인은 말하지 않겠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므로.
인터넷에만 쳐도 나오는 유명한 도난 사건이지만, 그 사건을 전개하면서 나아가는 작가의 예술, 역사, 명성에 대한 통찰이 뛰어나다.
모나리자 도난 사건으로 인해 안타깝게 범인으로 몰려 억울한 시선을 견뎌야 했던 예술가들, 당시 사회적 혹은 집단적인 광기 같은 것도 묘사되어 있다. 어린이만 보기엔 아까운 책이다. 어른들이 봐도 아주 탁월한 시선과 전개 방향이 드러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