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스피치 스피치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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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어령 선생님의 강의 중 기업 경영인을 대상으로 한 9편의 강의 모음으로 경영 방식 변화의 중요성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강의하는 말투 그대로 활자로 옮겨놓아서 중간중간 목소리와 제스처 등이 상상 가능한 책이다.

기업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가에 대한 통찰과 창조적 상상력은 어떻게 형성하는지 패러다임 시프트 등에 대한 고찰을 읽어낼 수 있다. 기업 경영인뿐 아니라,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필요한 조언이자 격려였다. 

농림수산식품부 특강(2010), 중앙공무원 교육 강연(2009),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총회(2009), 한국표준협회 대한민국창조경영인상 시상식 특별강연(2009) 등에서 한 강의 그대로 활자로 옮겨두었기에 중심 내용과 사례가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언어'에 대한 가치는 여러 번 보아도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매력이 있다. 


창조의 1단계는 언어에서 시작된다


9개의 강의를 모두 관통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그것은 '언어'의 힘이다.

말의 힘, '워드 파워'는 무기나 돈보다 강력한 힘이다. 

언어는 도구적 기능이 80퍼센트, 미적 공감이 20퍼센트로 이루어져 있다고 이어령 선생님은 말한다. 20퍼센트에는 문화와 영혼이 있으니, 말속에는 삶과 죽음과 사랑과 드라마가 속해 있어 자력을 가진다고. 

한강 작가님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드디어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품을 모국어로 볼 수 있다고 기뻐했다. 아무리 잘 번역된 글이라도 한국인만이 가진 정서와 한은 한국 사람이 가장 잘 이해할 것이라 생각한다.

시와 문학을 읽는 것도, 언어가 가진 힘을 느끼기 위해서다. 나의 영혼을 어루만져 주고 다독여주는 언어를 만나기 위해서. 

한글은 더욱 특별한 언어다. 생성 문자로 위치에 따라 생성되고 변화되는 글자다. 'ㅗ'를 뒤집으면 'ㅜ'가 되고, 'ㅏ'를 돌리면 'ㅓ'가 되는 등 계절처럼 순환되는 구조의 한글은 한 글자가 위치에 따라 여러 개가 되는 독특한 말이다. 

한국어를 일깨우는 일은 사천 년을 살아온 귀중한 DNA와 지혜를 나누는 일이다. 순환적이고 창조적인 문자, 언어의 영혼 아래 살아가는 민족이라 기쁘다. 이어령 선생님은 한국인이라서 더욱 강점이 있다는 격려의 이야기를 자주 한다. 직접 들었다면 더욱 감동적이었으리라.  


인간을 행복하고 즐겁게 해주는 것이 창조


창조적 상상력을 길러라. 뭐를 창조하라는 것인지 추상적인 개념이지만, 이것 또한 인문학적으로 풀어서 설명한다. 

즉, 인간을 행복하고 즐겁게 해주는 것이 창조라는 것.

배만 부르게 음식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즐겁고 맛있게 건강하고 행복하게 음식을 만들어내는 행위 그것이 창조의 본질이다.

과학기술을 발명한다고 해서 그 자체로는 창조가 아니라 인문학에서 나오는 것이 창조라고 강조한다. 인간의,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창조여야 하는 것.

블랙 스완의 발견처럼 통계도 확률도 아닌 관념과 통념을 부수고 시대의 체온계를 가져야 하는 것, 언젠가는 어제의 것이 통하지 않는 날이 불시에 닥칠 것이라는 것. 이것이 창조가 필요한 이유다. 


패러다임 시프트, 사실을 해석하는 코드를 바꿀 수 있다


인문학적 관점에서 세상은 피시스(자연), 노모스(법). 세미오시스(상징) 이렇게 세 가지로 나뉜다. 

자연과 법은 달라지기 어렵지만, 상징은 세미오시스는 바꿀 수 있다. 사실을 해석하는 코드를 바꾼다면, 세상을 창조적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 또 강조되는 것이 언어인데, 말의 가치를 생각해야 한다. 강풍에 90퍼센트의 사과가 떨어진 일본의 사과농장은 단 10퍼센트의 떨어지지 않은 사과의 상징을 마케팅에 활용했다. 강풍을 이겨내고 견뎌낸 떨어지지 않은 사과는 수험생들에게 불티나게 팔렸다. 

패러다임을 바꾸는 사람, 마케팅에만 제한된 것이 아니라 인생에도 적용할 수 있다.

내가 어제까지 없던 것을 새로 만들어내는 것이 얼마나 보람차고, 시인과 같은 마음으로 일한다면 최고가 된다고 생각한다는 말에서 경영자에게 하는 말이기 전에 한 인간에게 하는 말처럼 느껴져 퍽 다정했다.


강의의 마지막은 항상 격려의 말이 붙는다. 그것이 단지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의 자기 계발서 같은 말이 아니라, 창조적 경영의 다양한 근거와 예시를 통해 살펴보았으니 우리도 함께 그 길을 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는 격려다. 

순간순간을 어제와 다르게 살고자 했던 마음 하나로 여기까지 왔다는 이어령 선생님의 말처럼, 어제의 나에서 창조적인 내일의 나로 나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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