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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 이야기
이스카리 유바 지음, 천감재 옮김 / 리드비 / 2024년 10월
평점 :

일본 SF 소설책 <인간들 이야기>
6개의 단편집으로 구성되어 있는 SF 소설로 소재가 독특하면서도 친숙하다.
화성에서 생명의 존재를 찾는 과학자, 태양계 외연의 라멘 가게에서 진상 외계인들 상대하는 사장, 서로서로 감시하는 초감시 사회에서 즐거운 사람들, 투명 인간 이야기 등.
친숙한 주제이지만, 때로는 서늘하고 때로는 씁쓸한 그러나 아직 인간이기에 가질 수 있는 온기가 서린 소설이다.
책의 제목이자 가장 인상 깊었던 단편 <인간들 이야기>의 내용 리뷰만 할 것이지만 가장 병맛은 <중유맛 우주 라멘>이었다.
외계인도 편식하고 진상 부릴 줄이야..
<인간들 이야기>
지구 생명체에 회의를 느끼고 화성의 새로운 생명체를 찾는 과학자 교헤이.
새로운 생명체를 찾는 연구를 성공했지만 이것이 진짜 생명체인지 아닌지에 대한 구분이 모호하다. 하지만 사람들이 신경 쓰는 것은 왜 그것을 찾냐가 아닌,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만 집중하는 사람들에게 회의를 느낀다.
고독한 그의 삶에 어느 날 조카 루이가 나타난다.
어린 아이치고 지나치게 성숙한 루이에게 마음이 쓰이던 교헤이는 가족을 버리고 떠난 루이의 친아버지를 떠올린다.
행복이 그를 고독하게 만들었다.
그는 매일매일 '타자'의 부재를 느꼈다.
p. 119
이전에 유튜브에서 '궤도' 님이 말한 이야기가 떠오른다.
인간은 너무나도 우주 상에서 고독한 존재이기 때문에 그 외로움을 버틸 방법은 사랑뿐이라고.
사실 칼 세이건의 말이다.
"우리 행성은 우주의 어둠에 둘러싸인 외로운 티끌 하나에 불과하다."
인간이란 우주의 관점에서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얼마나 아등바등 살지만 한 점 밖에 안되는 존재인지 생각해 본다면 저절로 겸손해지게 된다.
부족함 없이 자란 주인공 교헤이는 아이러니하게도 타자의 부재를 느끼는, 어쩌면 지구상에서는 타인과의 거리는 닿지 않을 것이라 믿는 사람이다. 우주의 다른 행성에서 생명체를 찾아냈지만 그것이 과연 생명체라고 말할 수 있는가를 고민한다.
왜 우주 생명을 찾냐는 질문에 우리는 고독한 존재이며 하나의 세포에서 파생된 존재일 뿐이라는 대답을 하지만 아무도 관심이 없다. 단지 생명체가 인간을 침공할 가능성이 있는지 뭐를 할 수 있는지 '기능'에만 관심이 있을 뿐.
교헤이는 누나가 맡기고(사실은 버리고) 간 조카 루이를 얼떨결에 맡게 되면서 루이의 고독에 처음 공감하게 된다.
그렇게 찾아 헤매던 타자란, 함께 존재함으로써 내가 여기 있음을 나의 존재를 인정할 수 있는 것임을 루이를 보며 처음으로 깨닫는다.
우주까지 뒤적거려 다른 생명체의 가능성을 찾아보았지만 결국 인간은 인간을 필요로 한다. 이 광활한 우주 속에서 고독함을 버틸 수 있는 것은 너와 나의 만남이며 서로가 서로를 버틸 수 있는 것은 사랑이었다.
진짜 가족이 되어보자. 거기서부터 시작해 보자.
료헤이는 드디어 그토록 원하던 타자를 찾아냈다.
나는 아직 아무것도 해내지 못했다.
하지만 앞으로 뭔가 해낼 수 있을지 모른다.
한국에서 SF 장르는 인기가 많이 없다. 영화도 게임도, 소설도. 아마 조금 어렵다는 편견이 있어서 그렇지 않을까.
<인간들 이야기>는 배경은 SF이지만 어렵지 않은 세계로 초대한다. 미래로 가도 우주로 가도 결국은 사람이 사는 세계에서의 고독은 늘 존재하기 때문에 돌고 돌아 인간의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