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라 불린 남자 스토리콜렉터 58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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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의 복역 끝에 사형을 하루 앞둔 죄수가 있다. 촉망받는 풋볼 유망주였던 청년은 부모 살해 혐의로 체포되었고 어느덧 40대의 중년이 되었다. 그러나 생은 연장된다. 부모를 살해했다고 주장하는 진범의 자백이 있었기 때문이다.  

풋볼 경기 중의 충격으로 모든 것을 기억하는 능력을 얻게된 에이머스 데커를 주인공으로 한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의 후속편 '괴물이라 불린 남자'의 시작이다. 전작에서 가족이 살해당한 후 망가진 삶에서 일어난 데커는 목숨이 연장된 죄수를 돕는다. 물론 사형 유예는 단순한 행운이 아니었다. 이야기는 꼬리를 물며 확장된다.  

급기야 50년 전의 흑백갈등으로 인한 폭탄 테러로 거슬러 올라가는 전개는 흡인력이 굉장하다. 이야기의 밀도보다 더 뛰어난 것은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개성과 협연이다. 특히 사형을 면한 마스의 아버지 로이는 비밀스럽고 냉혹하지만 뜨거운 가슴을 숨기지 못하는 인상적인 캐릭터다. 가슴을 찢어놓는 사연과 입체적인 군상이 합쳐진 시너지는 굉장하다.  

'괴물이라 불린 남자'는 준수했던 전작에서 한발 더 나가고 한 단계 올라선 일급 장르소설이다. 시리즈의 주인공 데커는 모든 것을 기억하는 사실상의 초능력자로서 전작에서 맹활약했는데, 본 작에서는 그런 면이 줄어들어 스토리의 긴장감이 살아났다. 또한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노예제에 기반했던 추악했던 과거를 파고드는 내용은 배경과 질감에서 존 그리샴의 전성기 작품들을 떠올리게 한다. 독창성에 대한 의심은 아니다. 선정적이고 무리한 반전이 판치는 요즘의 범죄스릴러 속에서 정공법으로 차근차근 쌓아올리는 책의 접근은 오히려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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