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알 특공대와 생일 케이크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64
나카가와 치히로 지음, 고요세 준지 그림, 이기웅 옮김 / 길벗어린이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멋있고 커다란, 믿음직스러운 모습

무엇이든 해결해 주는 완벽함!


얼른 자라서 어른이 되면 아빠랑 결혼하고 싶은 딸들의

한결같은 소원과 

엄마같은 여자랑 살거라는 아들의 말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엄마 아빠가 하지 못하는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하지?


- 햄스터 놀이터를 만들던 아빠가 손을 다쳤다.


- 어제까지 분명 달려있던 토끼 인형의 빨간 단추 눈이 사라졌다. (아무리 찾아도 없다.)


- 아이의 생일 케이크 만드는 걸 깜빡했다.



나한테는 요정도 있고, 천사도 있고,

(^^;; 요괴워치도 있는데 - 소중한 내 친구! 하면 나오는..)

엄마 아빠에게도 혹시, 무언가 비밀스러운 도우미가 있는 것은 아닐까? 

깜찍 발랄한 상상에

그림을 더해 만들어진 콩알 특공대의 활약이 시작된다.



엄마 아빠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모든 일에

쪼꼬미 콩알 특공대가 출동한다.

생긴 건 귀엽고 깜찍하지만

무엇이든 힘을 합쳐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

말 그대로 '특공대' 저리 가라 할 정도이다.

로더, 불도저와 같은 중장비를 다루는 실력도 만만치 않고

(자동차를 아끼는 아들이 좋아한 장면)

잃어버린 물건을 찾기 위해 세심하게 살피고 다루는 모습과

빵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배려는

(요리를 좋아하는 딸이 좋아한 장면)

남아와 여아를 불문하고 쏙 빠져들게 할 만 하다.


작은 이의 눈으로 본

커다란 세계가 펼쳐지는 것 또한 매력적이다.

거대한 무엇인가를 건축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햄스터 쳇바퀴!

'깊은 밤 부엌에서 '나 일어날 법한

중장비까지 동원된 어마어마한 규모의 빵 반죽!

바닷속 탐사를 방불케 하는

어항 속 단추 찾기!


쉽지 않지만

끝까지 함께 해내는 콩알 특공대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은

희열을 느끼는 것 같았다.

예쁜 요정들이나

개성강한 요괴들이 보여줄 수 없는

같이의 가치를 보여준달까?



내가 잠들어 있는 동안

장난감들이 움직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콩알특공대의 등장은

상상과 현실을 오가는 재미가 될 것이다.

우리 집에도 콩알 특공대가 출동할 지 모른다는 기대,

한 번쯤은 가능하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행복을 찾은 건물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62
아오야마 쿠니히코 지음, 이기웅 옮김 / 길벗어린이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영화 'UP'에서 노인 칼은

부인과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집에 집착한다.

집을 지키려다 요양보호시설로 쫓겨나게 되자,

그는 젊은 시절을 함께 한 풍선들로 집을 하늘위로 띄워

부인과 집을 짓기로 약속한 파라다이스 폭포로 간다.

예기치 않게 동승(?)한 ​꼬마 러셀과 도도새 캐빈을 만나

모험을 하게 된다.

칼은 위험에 빠진 캐빈과 러셀을 위해

부인과의 추억이 담긴 집을 포기한다.

과거가 아닌 현재를 살기로 한 칼에게 더 이상 집은 필요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남은 몇 개의 풍선과 함께 사라져가던 칼의 집.


집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제는

부와 가치로 자리잡기 시작한 집.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이사를 가고,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집을 산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공간을 꾸미고

새로운 물건을 들여 테트리스 하듯 집을 짜맞춘다.


TV와 잡지를 통해 공간활용에 대한 기사가 나오고

리모델링과 인테리어에 대한 정보가 쏟아지며

싼 집을 비싸게 만드는 요령도 알려준다.

​아름다운 집이 좋은 집인냥 포장되고 팔린다.

​

나는 혼자 살지만

남과 함께 살아야 하는 일들이 많아졌고,

나의 공간이지만

남의 공간이기도 한 집에 살게 되었다.

내뜻대로 살 수 있지만

내뜻대로 살 수 없게 되었다.

내 나름의 개성이 살아있지만

같이 사는 공간에 대한

규제가 많아졌다.


이게 우리가 사는 집의 모습이다.

​


버려진 낡은 건물의 시작도 우리와 다르지 않다.

건축가의 제안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건물에 찾아와 나만의 집을 짓기 시작한다.

철공소, 꽃집, 양복점, 과자가게, 시계점과 곡예사, 목수까지

너무 다른 사람들이 모여

정말 다른 집을 짓는다.

​나만의 공간이므로 나만의 생각으로 꾸미고 만드는 일에 열중한다.

하지만 함께의 공간이므로 다 같이 만들어야 한다는 건축가의 말에

조화롭게 함께 만드는 모두의 집, 꿈의 집이 된다.

​

그리하여, 

행복을 찾은 건물


​같은 집에서

서로 다른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것의 의미와

함께 살면서 같이 만들어간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공동주택에서의 삶이

당연한 아이들에게

어울려 사는 것에 대한 의미를

한 번쯤 생각하게 할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강아지똥 (보드북)
권정생 지음, 정승각 그림 / 길벗어린이 / 2017년 6월
평점 :
품절


어릴 적 나는

책을 많이 읽는 아이는 아니었지만,

간간이 아빠가 퇴근길에 사다주시는 책을 읽곤했다.

아빠 외투 속, 붕어빵 봉투 뒤에 한 권씩 숨어 있던 책들은

오빠와 내가

긴 겨울밤을 보내는 하나의 재미였다.

​


똥이라고 하면 본디 재미있거나, 웃기거나, 창피한

제목과 내용 일색이었던 것과는 달리

강아지똥은

읽고 난 후 슬프면서도 아름다웠던 기억이 있다.

​

 '강아지똥'이 나온지 벌써 21주년이란다.

세월은 흐르고 있지만

강아지똥의 빛은 여전하다.

​

흰둥이로부터 온 강아지똥

강아지똥은 더럽다고 무시당하고,

자신은 아무런 쓸모도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결국엔 별처럼 고운 꽃이 된다. 

​

​

내가 누구인지,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야하는지에 대한

물음은

여전하다.

​

모르기 때문에 불안하고,

가보지 않았기 때문에 두려운 것.

​누구나 겪는 일이지만

아무도 알 수 없기도 하다.

강아지똥이 골목길에 누워 생각했던 것처럼 말이다. 


이 또한 지나가는 일이라고,

한바탕 겪고 나면 아무렇지 않게 될 것이라고,

나도 그랬었다는

어른들의 말은 위로가 되지 않고,


다른 서로의 모습을 인정하기까지 걸리는

친구들의 시간도 참기 어렵다.

​

하지만 

내 가치를 인정해주고,

함께 해주는 민들레가 올 것이라는 희망과 함께

나 스스로 귀하고 중한 존재라는 생각을 가진다면

골목에서 비를 맞아도 버틸 수 있지 않을까



강아지똥이 스스로를 희생해 꽃이 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강아지똥은 자신의 모습을 잃었다. 하지만 

아무도 몰랐지만

누군가 알고 있었던

자신의 가치를 실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어떤  모습으로든

강아지똥은 제 역할을 다 한 것이니까


너 또한 언젠가 꽃으로 피어날 테다.



강아지똥을 읽은 아이들은

이 책을 쉽게 잊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유아를 위한 보드북 출간이

더 기다려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인생을 살면서

내가 쓸모 없다고 생각될 때

지금 무얼 하고 있나 후회될 때

직장에서 뱉어진 씨처럼 버려질 때

어릴 적 읽었던

이 책을 떠올린다면,

이 책을 다시 읽는다면,

내가 꽃임을 재생할 수 있지 않겠는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이해의 선물 ㅣ 길벗어린이 작가앨범 8
폴 빌리어드 지음, 배현주 그림, 김영진 옮김 / 길벗어린이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번 책은 '이해의 선물'이네

- ?


표지를 보는 순간 머리를 스치고 가는 한 단어. 


- 아, 버찌!


기억을 더듬어본다.

학창 시절

의무감으로 혹은 일탈을 위해 읽었던 수많은 문고판들 사이에서

살아남은 몇 개의 장면들이 있는 작품들이 있을 것이다.

때로는 인물과 흐름이 뒤섞이기도 하고,

강렬한 사건만 근근히 기억에 남아

제목도 작가도 기억나지 않는 그런 것들 말이다.

우선 당장

빠른 속도로, 많이 읽어내야했던 독서력이었으니

그럴법도 했겠다 싶기도 하다.



폴 빌리어드의 글은

다른 글과 견주었을 때

화려하거나, 강렬하거나, 흥미진진하지는 않았지만

담담하고, 소박해서

오히려 진심이 느껴지는 면이 있다.

가끔은 듣는 사람이 더 울컥해지는 라디오 사연처럼 말이다.


작가는

'내 이야기야, 들어볼래?' 하지만,

독자는

'이건 우리 이야기에요, 내 이야기에요.'하게 되고 만다.



깜찍하고 섬세한 일러스트도

아이의 순수함과 동시에

아련한 기억 저 너머의 모습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어릴적 가위질을 해서 오려내야 했던 종이 인형판 위에 그려진 그림인냥

복고적이면서도

오늘날의 그것과 크게 어색하지 않은 느낌을 담고 있다.

알록달록 사탕들이,

인물들이 입은 옷이,

표정이,

글을 읽는 동안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그림을 통해 새로이 읽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글로만 읽었을 때와는 다른 생경함이랄까?




위그든 씨의 사탕 가게에 얽힌 '나'의 추억 이야기 속에는

엄마에게 칭찬받기 위해 애쓰고

더 맛있는 사탕을 고르기 위해 고민하던

네 살짜리 '내'가 있다.

맨 처음 사탕 가게에 갔던 그 날,

1센트쯤밖에 안하는 보물들로 가득 차 있던

그 멋진 가게의 향기,

커다란 그 문이 열리는 순간 들려오던 방울 소리,

그리고

체리 씨 - 버찌 씨라고 번역 되었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나름의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를 내밀던 '나'와

하얀 백발이 구름처럼 덮여 있는 위그든 씨


시간이 얼마나 흘러

다 잊은 줄 알았던 그 기억을 불러 일으킨 건,




사탕 향기였다. 그 달콤함과 겹치는 '나'와, 위그든 씨.

'나'는 위그든씨가 '내'게 해주었던 대로

같은 친절을 베푼다.



위그든씨가 내게 준 것은

단지 1센트 동전이 아니었음을

깨달으면서.



분명 이 아이들도

'내'게 받은 친절을

다음 아이들에게 베풀것이다.

그 날을 생각하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화난 책 ㅣ 신나는 책놀이 시리즈
세드릭 라마디에 지음, 뱅상 부르고 그림, 조연진 옮김 / 길벗어린이 / 201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이 화가 났단다.
표지부터 강렬하다.


다섯 살 딸이 뭔가 범상치 않은 기운을 느꼈는지
멀리서 책을 휘릭 보더니
일단, '잠자는 책'과 '도와줘, 날 좀 꺼내줘'를 꺼내온다.

- 엄마, 얘 화났다.
- 그러게, 얼굴이 시뻘게졌네
- 응 빨~개
- 그럼 왜 이렇게 화가 났는지 볼까?


'잠자는 책'과 '도와줘, 나 좀 꺼내줘' 를 쓴 세드릭 라마디에의
신간 '화난 책'이 도착했다.
책 제목을 '화난 책'으로 할 것인가, '화내는 책'으로 할 것인가를 두고
독자들의 의견을 물은 적이 있는지라,
어떤 이름으로 출간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더 컸으리라 본다.

'잠자는 책'과 마찬가지로 표지와 그림은 강렬하고 단순하지만
아이들의 눈높이와 마음에 딱 맞다.
책을 물건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친구의 모습으로 보게 만드는 것이
세드릭 라마디에와 뱅상 부르고의 생각인 것 같다.

전작에 비해
방백과 대사가 보다 명확하게 구분된 것도 눈에 띄는 점이다.
'잠자는 책'과 '도와줘, 나 좀 꺼내줘'에서는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방백과 대사를 구분하기 애매한 점이 있었다면
이번 책은 대사는 명확하게 말구름으로 처리하였다.

화가 난 책을 어떻게 하면 화가 풀릴 수 있게 할 수 있는지
가볍지만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점도 돋보인다.
친구의 마음을 인정하고, 공감하며, 잠시 떨어져 시간을 주는 법과
가벼운 위트로 친구의 뿔난 마음을 파고드는 모습이 이어진다.
화난 상대를 대하는
가장 기본적이지만 핵심적인 내용을 이야기 함과 동시에
왜 화가 났었는지를 고백하는 장면을 통해
상황에 따라
혹은 입장에 따라
화가난 이유를 이야기 할 수 있게 하였다.
자기 이야기를 하면서 점점 화가 풀리고,
마음의 평온을 되찾는 모습이
낯빛의 변화로도 보인다는 점에서
시각적으로 접근하는 아이들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게 뽀뽀해주고, 꽉 껴안아 주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엄마가 해주듯
화난 책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뽀뽀해준다.
경우에 따라,
화난 책이 화난 아이가 되기도 하고,
화난 책이 화난 아이를 달래는 엄마가 될 수도 있다.


시뻘겋게 화가 났던 책은
점차 우리의 힘으로 화가 풀어진다.
붉은 색이 점점 옅어지고,
마지막엔 귤처럼 변한다.
(딸아이는 '바나나!!' 아들은 '망고!!'같다고 이야기 하기도 했다.
먹고 싶은 것을 이야기 했는지도!)


아이와 놀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이가 화가 났을 때 (엄마가)
엄마가 화가 났을 때 (아이가)
이 책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아이가 화낸다고,
엄마가 혼낸다고,
(아이는 엄마가 혼내는 것과 화내는 것의 차이를 잘 알지 못하니, 늘 '화낸다'라고 생각할 테다)
서로 얼굴 붉히는 일은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웃게 될 테니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