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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의 선물 ㅣ 길벗어린이 작가앨범 8
폴 빌리어드 지음, 배현주 그림, 김영진 옮김 / 길벗어린이 / 2017년 5월
평점 :

- 이번 책은 '이해의 선물'이네
- ?
표지를 보는 순간 머리를 스치고 가는 한 단어.
- 아, 버찌!
기억을 더듬어본다.
학창 시절
의무감으로 혹은 일탈을 위해 읽었던 수많은 문고판들 사이에서
살아남은 몇 개의 장면들이 있는 작품들이 있을 것이다.
때로는 인물과 흐름이 뒤섞이기도 하고,
강렬한 사건만 근근히 기억에 남아
제목도 작가도 기억나지 않는 그런 것들 말이다.
우선 당장
빠른 속도로, 많이 읽어내야했던 독서력이었으니
그럴법도 했겠다 싶기도 하다.
폴 빌리어드의 글은
다른 글과 견주었을 때
화려하거나, 강렬하거나, 흥미진진하지는 않았지만
담담하고, 소박해서
오히려 진심이 느껴지는 면이 있다.
가끔은 듣는 사람이 더 울컥해지는 라디오 사연처럼 말이다.
작가는
'내 이야기야, 들어볼래?' 하지만,
독자는
'이건 우리 이야기에요, 내 이야기에요.'하게 되고 만다.
깜찍하고 섬세한 일러스트도
아이의 순수함과 동시에
아련한 기억 저 너머의 모습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어릴적 가위질을 해서 오려내야 했던 종이 인형판 위에 그려진 그림인냥
복고적이면서도
오늘날의 그것과 크게 어색하지 않은 느낌을 담고 있다.
알록달록 사탕들이,
인물들이 입은 옷이,
표정이,
글을 읽는 동안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그림을 통해 새로이 읽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글로만 읽었을 때와는 다른 생경함이랄까?
위그든 씨의 사탕 가게에 얽힌 '나'의 추억 이야기 속에는
엄마에게 칭찬받기 위해 애쓰고
더 맛있는 사탕을 고르기 위해 고민하던
네 살짜리 '내'가 있다.
맨 처음 사탕 가게에 갔던 그 날,
1센트쯤밖에 안하는 보물들로 가득 차 있던
그 멋진 가게의 향기,
커다란 그 문이 열리는 순간 들려오던 방울 소리,
그리고
체리 씨 - 버찌 씨라고 번역 되었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나름의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를 내밀던 '나'와
하얀 백발이 구름처럼 덮여 있는 위그든 씨
시간이 얼마나 흘러
다 잊은 줄 알았던 그 기억을 불러 일으킨 건,

사탕 향기였다. 그 달콤함과 겹치는 '나'와, 위그든 씨.
'나'는 위그든씨가 '내'게 해주었던 대로
같은 친절을 베푼다.

위그든씨가 내게 준 것은
단지 1센트 동전이 아니었음을
깨달으면서.
분명 이 아이들도
'내'게 받은 친절을
다음 아이들에게 베풀것이다.
그 날을 생각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