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딸이 뭔가 범상치 않은 기운을 느꼈는지
멀리서 책을 휘릭 보더니
일단, '잠자는 책'과 '도와줘, 날 좀 꺼내줘'를 꺼내온다.
- 엄마, 얘 화났다.
- 그러게, 얼굴이 시뻘게졌네
- 응 빨~개
- 그럼 왜 이렇게 화가 났는지 볼까?
'잠자는 책'과 '도와줘, 나 좀 꺼내줘' 를 쓴 세드릭 라마디에의
신간 '화난 책'이 도착했다.
책 제목을 '화난 책'으로 할 것인가, '화내는 책'으로 할 것인가를 두고
독자들의 의견을 물은 적이 있는지라,
어떤 이름으로 출간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더 컸으리라 본다.
'잠자는 책'과 마찬가지로 표지와 그림은 강렬하고 단순하지만
아이들의 눈높이와 마음에 딱 맞다.
책을 물건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친구의 모습으로 보게 만드는 것이
세드릭 라마디에와 뱅상 부르고의 생각인 것 같다.
전작에 비해
방백과 대사가 보다 명확하게 구분된 것도 눈에 띄는 점이다.
'잠자는 책'과 '도와줘, 나 좀 꺼내줘'에서는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방백과 대사를 구분하기 애매한 점이 있었다면
이번 책은 대사는 명확하게 말구름으로 처리하였다.
화가 난 책을 어떻게 하면 화가 풀릴 수 있게 할 수 있는지
가볍지만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점도 돋보인다.
친구의 마음을 인정하고, 공감하며, 잠시 떨어져 시간을 주는 법과
가벼운 위트로 친구의 뿔난 마음을 파고드는 모습이 이어진다.
화난 상대를 대하는
가장 기본적이지만 핵심적인 내용을 이야기 함과 동시에
왜 화가 났었는지를 고백하는 장면을 통해
상황에 따라
혹은 입장에 따라
화가난 이유를 이야기 할 수 있게 하였다.
자기 이야기를 하면서 점점 화가 풀리고,
마음의 평온을 되찾는 모습이
낯빛의 변화로도 보인다는 점에서
시각적으로 접근하는 아이들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