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함께 산책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71
볼프 에를브루흐 지음, 김완균 옮김 / 길벗어린이 / 201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다음 날 아침의 피로를 알면서도
늦게까지 잠들지 못하는 건,
아이들의 본능인가 싶을 때가 있다.
하루종일 보지 못했던
엄마를 보고,
아빠와 이야기를 나누고..
어쩌면 나와 한 몸이었던 녀석들과의 애착이 낳은 
당연한 답인지도 모른다.

유치원 생활을 시작하면서
둘째도 달콤한 낮잠을 잃게 되었다.
유치원 생활이라는 게 마냥 즐겁게 놀고 쉬는 일이 아닐텐데도,
집에 돌아오는 차에서는
- 피곤해
- 눈이 감겨
하다가도 놀이터를 만나면 또 신나게 뛰어 놀고,
집에 들어와서는 시간이 되어도
잠들기를 거부한다. 오빠와 함께
어떻게 해서든 재우려는 엄마와
어떻게 해서든 잠들지 않으려는 아이 둘의
보이지 않는 전쟁에서 주로 이기는 건 엄마이지만
그래도 우리의 현실은 항상 무언가 서로 아쉽다.

잠들지 못하는 아이가 여기 또 하나 있다.
잠자는 아빠의 코를 잡아 당기는 이 녀석

밖에 나가서 산책하고 싶어.

폰스다.
밤에는 잠을 자야한다면서도 아빠는 폰스와 함께 산책을 나선다.
그리고 이어지는 잔소리, 혹은 넋두리.
토끼도자고채소가게아저씨도자.개구리도자고,황새도자고있어.네친구들도모두자고있단다.아빠도얼른다시잠을잤으면좋겠다.할아버지와할머니도아마벌써꿈나라에가있을거야........

하지만 폰스는 이미 환상속을 걷고 있다.
커다란 고릴라와 손그네를 타고,
TV로 달을 보는 토끼를 만난다.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튤립을 보고,
엘리스로부터 선물도 받는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아빠의 말과는 달리
폰스는 아빠와의 산책길에 이상하고도 신비한 세계와 마주한다.

그리고 폰스의 손에 남은 하나의 공.

선선한 바람이 부는 오늘,
밤에만 볼 수 있는 어둠과 마주하는
한밤의 거리로
두 아이의 손을 잡고 거닐면 나도 만나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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