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왕립예술학교 - The School of Art
틸 트릭스 지음, 대니얼 프로스트 그림, 김난령 옮김 / 길벗어린이 / 2017년 7월
평점 :
품절


눈을 뜨면서부터
잠드는 그 순간까지
우리는 시각이미지와 하루를 보낸다.
눈으로만 읽어내던
정지된 문자와 그림은
이제 오감을 자극하는 생동감 넘치는 매체로 진화하고 있다.

단일 양식으로 이루어진 텍스트가 주요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유일한 수단이었던 때가 있었다.
글, 그림, 사진...
하지만 이제 우리는 다양하고도 복합적인 양식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있게 되었다.
그림일기가 그 시작이었다면,
웹은 다양한 읽기와 쓰기의 진화를 가능하게 해주었다고 할 것이다.

글과 그림, 사진과 글, 글과 음악, 영상과 글...
다양한 양식을 사용한 표현 방식은 이제 일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읽고 쓰는 방식도 보다 세밀하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보다 시각적으로
보다 예술적으로.

'영국왕립예술학교'는
기본에서부터 시작한다.
아이디어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시각 미술과 디자인의 기본 요소는 무엇인가,
표현할 수 있는 기본적인 원칙에는 무엇이 있는가,
나의 개성과 표현이 주변과 잘 어우러지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에 대한 이론적 이야기를
다섯 명의 교수님과 함께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사실,
미술 이론이라고 하면,
중학교 때, 이유도 모른채 몇 시간씩 노트 필기를 하며 화를 냈던 기억과
시험기간만 되면 영문도 모른채 주구장창 용어를 외워댔던 기억이 전부이다.
(나를 혼란의 색으로 빠지게 했던 명청색, 암청색, 탁색의 세계는 11강을 읽으면서
ㅠㅠ 너무 쉽게 이해되었다.. 이런.)
시각적 예술의 최고봉이라는 미술교과를
그림으로 배운 것이 아니라, 글로 배웠으니,,
같은 시각텍스트라고는 하지만 정말 너무하지 않은가?
어쨌든 20세기의 미술교육 / 어쩌면 내가 다닌 학교만의 문제는 접어두고,
'영국왕립예술학교'에서 다루는 이론은
쉽고도 재미있다.
이론 중간중간 '창의력 쑥쑥 예술활동'을 제시하여,
책을 읽다가도 간단히 이론이나 용어와 관련된 실습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머리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배우는 예술!
무엇보다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삽화가 강의의 주제와 잘 어우러지면서 전달하고자하는바가
즉각적으로 명확하게 보이는 것이 좋았다.

그림이나 미술적인 감각으로 이야기 하는 방법에 그치지 않고,
정보를 아름답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면서
인포그래픽, 동영상, 입체 모형, 포스터 등
다양한 방식의 복합양식텍스트를 예로 들어주며
표현을 자극하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교실에서 꼬꼬마들과 미술을 하면서
미술 이론에 대한 설명을 깊이 있게 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보통은
기본적인 설명을 곁들여 두 시간을 연강하기 마련인데
일반적으로 설명을 조금 깊이 있게 하면
꼬꼬마들이 작품 활동을 하는 시간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다.

이 책을 서가에 꽂아 두고
평소에 읽도록 하면
미술시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다양하고도 구체적인 방법을 익힐 수 있을 것 같다.

미학은 외우는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외운 것이 있어야 - 다시 말해 아는 것이 있어야
읽어낼 수 있고,
읽어내야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체계적이지만 무겁지 않고,
재미있지만 가볍지 않다.
어린이나 청소년만을 위한 그림책이라고 하기엔 아깝다.

우리 꼬꼬마들,
쉬는 시간이면 또 모여서 이 책 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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