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줘, 나 좀 꺼내 줘! ㅣ 신나는 책놀이 시리즈
세드릭 라마디에 지음, 뱅상 부르고 그림, 조연진 옮김 / 길벗어린이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까만 구멍에 빠졌다.

늑대가,

왜 빠진 것일까?

물음을 읽으며

나는

'구멍에 빠진 아이'

가 생각났다.

내 말을 들어줄 누군가를 기다리던 구멍 속 아이


세드릭 라마디에의 구멍에 빠진 늑대는 보다 적극적으로 우리에게 말을 건다.

나를 좀 꺼내달라고 말하고,

구체적인 실행이 가능하도록 제안한다.

처음에는 책 속 글에 매달려 있던 아이가

내용에 집중하고,

흐름을 파악하더니

이내 늑대와 이야기를 나눈다.

검은 글씨가 나라는 것을 잊고 말이다.

왼쪽으로 쏠리고

오른쪽으로 쏠리는 늑대를 보다

"흔들어보자" 하니

한 발치 떨어져서 책 읽는 모녀를 관찰(?) 중이던 아들이 온다.

엄마와 동생이 흔드는 책 속에서 늑대가 요동치는 것을 보더니

아들이

"띠요로삐용깨꾸닥#&^ "

하고 장단을 맞추니 깔깔 웃는다.

"엄마, 또~!"

딸은 책을 흔들고

아들은 효과음을 넣는다. 나도 함께 "아으아이삐용~!!@!#"한다.

웃음이 배가 된다.

한참을 깔깔 웃고 다음장으로 넘긴다.



신나게 웃고 떠들긴 했는데,

'온몸이 아프다'는

늑대의 말에 미안한지, 딸이 웃음을 멈춘다.

"엄마, 호오~ 해줄까?" 한다.

"호오~~"

구멍에 갇힌 늑대가 불쌍했는지

아니면 신나게 구멍을 흔들어댄 것이 미안했는지

정성껏 책 속 늑대를 위로한다.

그리고 나서

우리 모두의 힘으로

늑대 구출.

사실, 처음부터 물리칠 생각은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이 구멍에서 늑대를 꺼내고 싶었을 뿐!


잠들기 전,

ㅋㅋ책이 재미있었는지 둘이 몰래 읽고 있었다.

그런데 더 놀라웠던 것은

아들이 잠자리에 들고 들어와서 동생에게 읽어준 책은

"잠자는 책"이었다.

아들이 생각하기에도 두 책의 느낌이 비슷했던 모양이다.

일방향적이라고 생각했던 책을

읽는 아이가 함께 반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생각을 나누어 가며 읽을 수 있다는 점과

이 책에는 책을 읽고 있는 '내'가 필요하다는 점이

여전히 참신하고 좋았다.

책이 나를 재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책을 재웠던 것처럼 ('잠자는 책' 세드릭 라마디에)

구멍에서 빠져 나오는 늑대를 지켜 보거나,

구멍에서 빠져 나올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는 데에 그치지 않고,

(혹은 생각조차 하지 않고 주어진 결말을 지켜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늑대가 나올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생각하고 시도해보도록 안내한다.

늑대는 '우리'의 도움으로 구멍에서 탈출한다.

"탈출한 늑대는 어떻게 되었을까?"

"다시 구멍에 빠지면 어떡하지?"

아이들의 명쾌한 답이 나왔다.

"우리가 다시 구해주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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