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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가 좋아 ㅣ 둥둥아기그림책 16
조은영 그림, 이린하애 글 / 길벗어린이 / 2016년 9월
평점 :
품절
딸래미가 보기에도 이건 분명 자기 책인가보다.
택배상자에서 뜯어 책상 위에 꺼내 놓은 걸 보더니
딱 들고 와서 읽어달랜다.
요즘 부쩍 책이 재미있는지, 같은 책을 앉은 자리에서 예닐곱번은 읽어야 엄마를 놓아준다.
(물론, 그 다음 책이 서너권은 더 있다는 것이 함정이다. ㅋㅋㅋ)
- 이게 뭘까?
- 토마토
- 엄마엄마!! 달팽이랑 벌레도 있어. 이거 나비될 거지?
지난 봄 배추흰나비를 키워봐서 그런지, 아들래미는 애벌레만 보면 무조건 나비가 될거란다. 여하튼.
- 근데 엄마, 외할머니네 토마토 언제 또 따?
- 익어야지, 그런데 지금도 열릴지 모르겠네
- 내일 할머니한테 가자.
첫장을 연다.

- 거봐, 내가 맞지? 나비 되었지?
- 뽑,, 아줘, 뽑아 줘?
아들은 한 번 더듬더듬 읽어보더니
"힘내라, 힘내라"와 같은 역양으로 읽어낸다.
아들내미에 이어 딸래미가 씨익 웃더니 같이 외친다.
- 뽑아 줘!! 뽑아 줘!!
나도 같이 장단을 맞추어 본다.
- 어디, 어린이들, 준비 되었나요? 그럼 뽑아 볼까요??
- 네
- 소리가 작아요- 힘이 없어서 못 뽑겠어요. 어린이들, 뽑아 볼까요?
-네!!!!!!!!!!!!!!!!!!!!!!
-뭐가 나오나 보자~~ 짜잔

- 이게 뭐야?
당근이긴 한데, 길쭉한 줄기가 어색한지 아들이 묻는다.
먹기는 했지만
땅에서 뽑아 올린 당근은 없는 아이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는 장면들이 이어진다.
덩굴에 주렁주렁 달린 오이,
결구에 돌아나고 있는 상추
기어가는 줄기마다 대롱대롱 매달린 딸기...
딸은 딸기가 가장 마음에 드는지
찌찌 묻은 딸기,
파란 딸기 (따믄 안대지?)
하트 딸기를 골라내느라 정신이 없다.
딸기 따러 갔던 체험을 생각하는지
그림 속 딸기를 집어 올려
입 속에 넣는다.
-어때?
-새콤하고 달콤해.
엄마도 아~ 먹으바(먹어봐)
어때?
- 아주 부드러워. 오빠도 줘.
- 오빠도 아~
- 덜 익은 걸 주면 어떡해~!!!
아들의 장난에 딸이 까르르 뒤로 넘어간다.
다시 나왔다.
- 뽑아 줘, 뽑아 줘~
- 고구마다!!
며칠 전 외할아버지께서 보내주신 알이 굵은 고구마가 나왔다.
딸이 식탁으로 달려가더니
집어 온다.
- 이거야,
잎 사이사이에 숨은 벌레들을 찾는 재미도 솔솔했다.
그리고 만들어진
한 소쿠리

보는 것만으로도 푸짐하다.
마트에서, 시장에서 보던 것과는 다른
흙 속
살아 있는 채소가 우리 식탁에 오르는 것까지 생각할 수 있어 좋았다.
벌레와 함께하는 건강함까지도!
(하나 더, 여느 엄마와 같이 그림책에서 본 채소를 딸래미의 식단에서도 자주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