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어때!
사토 신 지음, 돌리 그림, 오지은 옮김 / 길벗어린이 / 201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어른을 위한 그림책이 나왔다고 했다.

요즘은 어린이만을 위한 그림책이 아닌지라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도착한 택배


이 책 사장님이 내지 말랬는데... 뭐 어때!

지각권장, 결근 권유 그림책

* 소심한 회사원은 따라 하지 마시오.


뭐 어때!


ㅋㅋ 광고 문구가 기가 막히다.

심지어 표지에 드러난 얼굴도 범상치 않다.

보는 순간 빵 터졌다.


머리는 섬처럼 가운데 동동 떠있고,

눈은 반쯤 감겨있는 (혹은 반쯤 뜨고 있는) 데다가

코 아래 몇 가닥은 수염인듯 한 얼굴에

축하용 화환처럼 리본(나중에 보니 넥타이)을 매고 있는 남자.


그가 바로 적당씨다.


지각을 해도

넥타이가 엉망으로 목에 달라붙어 있어도

그는

뭐 어때!

를 외치는 초긍정주의자이다.


어차피 지각했으니 아침도 든든히 먹고,

애완견 해피에게 고양이 사료도 든든히 먹인다음

꽃도 보고, 경치도 구경하다 버스에 오르지만

내릴 정류장을 놓치고도

그는

뭐 어때!

를 외치는 초낙관주의자이기도 하다.


갈수록 태산,

버스는 점점 회사에서 멀어지고

적당씨는 심지어

가방도 두고 버스에서 내려

팬티차림으로!!!!!!!!!!!!! (일반인이라면 누가 가당키나 하겠는가)

수영을 즐긴후

회사까지 살~~살~~ 사복~~사복~~ 시간 되는대로 걸어간다.


밤이라고는 해도 그렇게 늦은 시간이 아닌 밤에

드디어 회사에 도착한 적당씨에게 기다리고 있는 건 무얼까?

예상했지만 그래도 픽. 하고 웃음이 터지는 결말이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뭐 어때!' 문구를 보고 생각난 것은

필경사 바틀비였다.

"하지 않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라고 말하던 바틀비의 모습 말이다.

물론, 적당씨와 바틀비는 시대와 상황과 성향이 완벽히 다르기는 하지만

빠르게, 정확하게, 비판적으로, 그리고 이해관계로 움직이게 만드는 사회에서

당당하게 자신만의 삶을 영위하며

"뭐 어때!"를 외치는 적당씨의 모습은

일종의 바틀비식 저항으로 보여지기도 했다.

거대 구조에 맞설 수는 없지만

자기 나름의 삶의 방식과 태도로 살아가는 직장인들의 소심한 복수랄까?

그것도 일요일에만 가능할 수 있는, 말이다.


짧고 간단한 그림책이지만,

뭐 어때

를 넘기는동안

뭐 어때

라고 말하지 못하는 나에 대해, 요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고,

대리만족이라도 할 수 있길 바라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