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가 할 말 있대!

모기가 할 말이 있단다.
맞다.
누구에게나 자기 입장에서 할 말은 있다.
하지만 일단 예쁘게 보이지는 않는다.
결국 변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며칠 전
어린이 집에서 바깥놀이를 하면서 공원에 갔다가
팔이며 다리며 할 것 없이 모기에게 잔뜩 뜯기고 온 아들내미는
이 책이 달갑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래도 일단 들어보기로 했다.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모기는 '게르다'이다.
게르다는 우리에게 모기에 관하여(과학적인 사실을) 알려준다.
태어나서부터 자라는 것, 자신의 모든 이야기를 우리에게 해준다.
쉬운 말로 이해하기 쉽게 쓰여진 문장들은 마음에 들었지만
조금은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사실 아이들이 궁금해 하는 모기에 관한 이야기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모기에 관한 이야기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여섯 살 아들은 모기가 왜 나를 물었는지
물리고 나면 왜 가려운지 혹은 왜 아픈지 궁금해 했지만,
과학시간에 '동물의 한살이- 배추흰나비의 한살이'를 배운 꼬꼬마들은
모기의 일생에 대해 인상 깊게 읽어내고 있었다.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바로
모기의 머리!!!
모기에게도 입술이 있었다니!!!
침이 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입술과 턱이 있었던 것은 몰랐던 걸까? 아님 무심코 지나쳤던 걸까?
다른 곤충과의 비교나 유머러스하게 아이들과의 모습을 넣어놓은 삽화도 좋았다.
모기 무게를 머리카락과 비교하는 것이나,
장구벌레 똥꼬가 물 밖으로 나온 장면 옆에 아이 똥꼬가 나온 그림. ㅋㅋㅋ
게르다의 입장에서의 이야기는
일반적으로 보여지는 모기의 모습을 알 수 있는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하지만 모기에게 물리는 입장인 우리에게 다가오는 설득력은 부족한 듯했다.
우리는
가렵더라도,
아프더라도
모기 입장에서의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전개될 줄 알았는데 말이다.
모기는 물 수밖에 없는 이유, 그리고 우리는 가려울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기대했던 우리는
일단 들어보기는 했지만, 그 말에 수긍하기는 어려운 점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들은 모기에 관해 스쳐 지나가는 정보를 보다 잘 읽어낼 수 있었고,
재미있는 삽화와
모기입장에서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모기의 할 말 2탄이 나온다면, 모기에 관해 궁금한 아이의 입장을 고려해 쓰여진다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