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유령이 되었어!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53
노부미 지음, 이기웅 옮김 / 길벗어린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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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아직 자고 있는 아들과 딸에게 옷을 입혀 시댁으로 향한다.

아이들 등원시간은 9시 30분이지만

나는 8시 30분까지 출근을 마쳐야 한다.

더욱이 올해는 직장(학교)까지의 거리가 더 멀어져서

7시에는 시댁에 도착해야

8시 30분 이전에 출근할 수 있다.

아들이 곤한 잠을 깬 것이 속상했는지

운다.

딸도 우는 오빠 소리에 눈을 뜨고는

운다.

그냥.

카시트에 두 녀석을 태우고

시댁에 도착했다.

도어락을 열고 들어가 어머니께 아이 둘을 맡긴다.

현관을 나서는데

아들이 또 운다.

"엄마 미워.."

두 번 돌아볼 새도 없이 학교로 향한다.

가는 내내 아들의 말이 들린다.

'엄마 미워...'

이러다 늦겠다.

학교에서는 집에서의 일을 생각할 겨를 없이 바쁜 하루가 이어진다.

매 교시 수업이 이어지고, 회의에, 업무에

정신 차리고 보면 퇴근 시간이다.

집에 있는 두 녀석만을 위해 엄마로서만 살자니

학교에 있는 스물 한 녀석에게 미안할 것 같고,

학교에 있는 스물 한 녀석을 위해 나로서만 살자니

집에 있는 두 녀석에게 미안할 것 같아

여전히 나는 두 갈래 길에 서 있는 직장맘이다.

그런 내가, 어느 날 아이들을 두고 간다면 어떻게 될까?

​

떠난 엄마, 혹은 가족 누군가를 그리는 동화는 많이 있었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엄마가 유령이' 된 경우는 없었던 것 같다.

떠난 자의 걱정에 대한 이야기인 '엄마가 유령이 되었어!'는

예상과 달리

남겨진 자들의 슬픔과 극복이 아닌

- 아들 건이의 입장에서 엄마가 유령이 된것이 아닌 -

떠난 자의 걱정

- 엄마 입장에서의 '건아, 엄마(내)가 유령이 되었어!'-

에 가깝다.

죽은 후, 아들이 걱정된 엄마는

아들 건이를 찾아간다.

죽지 않는 사람은 없다.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엄마는 다섯 살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말을 남긴다.

엄마의 고백은 건이뿐만 아니라 모든 엄마의 입에서 아이에게 전해져

준비되지 않은 헤어짐을 맞이하게 되더라도

오늘을 기억할 수 있도록 해줄 것 같다.

어쩌면 준비되지 않은 헤어짐에 대한 위로인지도 모르겠다.

장난스러운 엄마 유령의 모습과 말투,

엄마를 닮은 개구쟁이 건이의 모습과

무심한 듯 하지만 섬세함이 살아 있는 그림은

'엄마가 유령이 되었'다는 제목처럼 재미있지만 재미있기만 한 것은 아니다.

슬프지만 따뜻하고,

재밌지만 뭉클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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