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산책 갈까? 웅진 우리그림책 115
김주현 지음, 김유진 그림 / 웅진주니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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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안 그래도 지난 주, 아이들과 함께 산책을 다녀왔다.

한 번은 동네 근린 공원으로 (플로깅 하러)

한 번은 학교 앞 도서관으로 (비오기 전에 책 빌리러)

이틀에 걸쳐서 다녀왔는데

이럴 수가,

이번 책이 '산책'이다.


 

첫 번째 산책은

근린 공원!

학교에서 15분 정도 걸리는 곳인데

우리 학교 1년차인 나만 모르고

우리 학교 5년차, 지역민(!)인 꼬꼬마들은 다 아는 곳이었다.

오래된 지역 공원이라 봄이면 오래된 벚나무들이 멋진 꽃길에서

꽃비를 내려주는 곳이라고 했다.

(왜 이제 말해주는 건데 꼬꼬마들 ㅡㅡ;)

생각보다 넓게 펼쳐진 도심 속 공원에는

생태 학습장도 있었고,

모험 놀이터도 두 곳이나 있었다.

가파를법한 오르막은 숲길과 닿아 있어 시원했다.

원래는 SDGs와 관련한 수업을 하고나서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에 나선 거였는데

'뜻하지 않게' 자연을 만끽해버렸다.

두 번째 산책은

도서관!

이렇게 도서관이 가까운 곳에 있는 학교에 다니면서

ㅡㅡ; 지금까지 대출증이 없단다.

심지어는 가본 적도 없단다..

(너희 우리 학교 5년차 아니니?ㅠ 지역민이라며.. 12년 사셨다면서요..)

그래서 이번에는 우리 학교 1년차인 내가 앞장 서서!!

가보려고 했지만, 내가 알고 있는 큰 길은 재미가 없단다. ㅠ (힝)

그래서 고용한 현지 전문 내비게이터 (최훈동-가명- 꼬꼬마)

나는 교문에서 좌회전인데.. 우회전 하란다.

학교 담벼락을 따라서 골목길을 내려가니

길쭉한 귀가 내려온 노란 색 큰 개가 낮은 옥상에서 우릴 째려본다.

ㅠㅠ 숨참고~ 우다다다다

ㅋㅋㅋㅋㅋㅋ

-꺄꺄!!!! 아아악!!

-개가 너희 때문에 더 무섭겠다.

-하하하하하 선생님, 저 개 일어서면 복근 있는 근육질 개 아니에요?

-ㅋㅋㅋ맞아맞아, 혹시 일어서면 식스팩 있는 거 아니야?

-이거 이야기에 쓰면 재밌겠다.

-근육질몸으로 일어서서 진지하게 사람말 할지도 몰라.

-와 대박대박!!

긴장상태로 골목을 빠져나올 때는 언제고, 말빨 내세우기는~!!

내비게이터를 따라 코너를 돌아서니 전봇대에 서있는 건..?

오잉? 아까 근육질 개.. 모델이었다!!

-애들아, 이 사료 봉지에 있는 개..

-앗!! 아까 그 개다.

-근육질 개다!!

'뜻하지 않은' 사건은 이제 시작이었다.


도서관에 도착해서 책도 보고, 시간 보내다가 집에 돌아오려는데

ㅠ 갑자기 찬의(가명)가 대출증이 없단다.

who 시리즈 오타니랑 추신수 발견하고 기뻐했는데 (기아 찐팬 어린이)

대출은 하지 못하고 결국 대출증 분실 사건을 해결하러 출동!!

(떡잎마을 방법대 된줄..)

아까 그 개 있던 골목을 다시 가야하는데 문제가 생겼다.

배달 오토바이 아저씨가 우리를 향해 오더니 하시는 말씀.

-저쪽 길로 가실거에요? 아기 고양이 로드킬이 있으니 가지 마세요..

ㅠ 우리는 돌고 돌아 인생길 코스를 다시 걷게 되었으니..

길이 없으면 뚫고 간다.. 텃밭 뚫기 스킬.. ㅠ 우리 학교로 돌아 갈 수 있을까?

(대출증은.. 어떻게 되었을까? ㅋㅋㅋㅋ)


이렇게 버라이어티한 산책을 다녀와서 이 책을 읽었으니

이 책의 평온함과 고요함이 그대로 스미는 것 같았다.

야무진 아이는 강아지와 함께

동네를 지나 숲길로, 산으로 향한다.

준비하는 순간부터

돌아오는 해질녁까지

아이의 하루가 온전히 담겨있다.

설레고, 신나고, 조금은 걱정되다가도

이내 경탄할만한 풍경과 마주한다.

(강아지는 어쩌면 산책의 핑계인지도 모르겠다.)

산책은 '뜻하지 않는' 일과 마주하는 게 아닐까.

비가 쏟아지기 전에

혹은 우산을 펼쳐들고

'뜻하지 않은' 일을 만나러 꼬꼬마들과 또 나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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