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 씨 이야기 사계절 민주인권그림책
장재은 지음 / 사계절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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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인권그림책,

사실은 거창하고 무거운 이름으로 읽을 지 모르지만

우리 사는 모습을 담은 논픽션 그림책이다.

교실에서 책을 꺼내놓으니 아이들이 몰려든다.

- 선생님, 표지가 너무 예뻐요.

- 베트남인가보다. 이 모자 봐.

- 근데 뒷표지는 칙칙해.

- 공장이니까 그런가?

- 여기는 어딜까?

- 글쎄요

- 우리나라 아닌가? 현수막에 '공장임대' 한글로 써있잖아.

밝고 따뜻한 앞표지와는 달리

칙칙하고 어두운 뒷표지

아이들은 기가 막히게 이야기를 찾아낸다.

타오 씨는 베트남에서 온 이주노동자이다.

혼자서 딸을 데리고 살기 위해

자동차부품 공장에서 일을 한다.

낮은 임금, 힘든 노동 역시 힘들지만

어쩌면 아무 때나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오는

차별과 무시, 빈말이 타오 씨를 더 힘들게 하는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족을 떠올린다.

잔업을 해서 돈을 벌어야 고향에 있는 가족들과

한국에 함께 와 있는 딸이 살 수 있다.

베트남 식재료를 파는 마트에서, 잠깐 마주친 친구의 안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비싸지만 짜조와 두리안을 사서 딸과 함께 먹을 수 있는 것으로

타오 씨는 타국에서의 하루를 위안삼는다.

읽는 내내 타오 씨가 다치지는 않을까 마음 졸였다.

내 상상의 불온함 속에는 크게 다친 노동자와 책임지지 않는 나쁜 사람이

크게 자리잡고 있었다.

(뮤지컬 '빨래'의 솔롱고 파트 노래처럼

내가 들었던 말, 돈 없다 빨리 해라 병신--

내가 배운 말, 아파요 돈 줘요 때리지 마세요)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평화롭게 살았을 타오씨의 유년시절이 궁금해졌다.

너른 들, 키 큰 나무들, 원한다면 언제든지 물이 뚝뚝 떨어지는 과일을 양손 가득 들고 먹었을지 모르는

타오씨의 고향 모습이 읽는 내내 어른거렸다.

타오씨가 고향에서처럼

따뜻하고 행복하게 웃음지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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