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금손이 ㅣ 웅진 모두의 그림책 58
정진호 지음 / 웅진주니어 / 2023년 12월
평점 :
어릴 때
마당에서 강아지 한 마리를 키웠다.
어미 젖을 뗀지 얼마 되지 않아서 데려왔는데
개의 시간은 인간인 나보다 빨리 흘렀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녀석은 나만큼이나 컸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더 이상 녀석을 볼 수 없었다.
그 뒤로 우리 집에서 강아지를 키우는 일은 없었다.
<금손이>를 보면서 동시에
고정순 작가의 <잘가> 가 떠올랐다.
소중한 이를 떠나 보내는 일이
비단 인간에게만 힘든 일은 아니겠구나.
마음을 나누고, 신의를 쌓은 사이라면
누구에게나 아플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왕을 보내고 그를 따라갔다는 금손이는
살아있을 때처럼 혹은 그보다 더 사랑스러운
(흑백이 아닌) 핑크냥이 되어 나온다.
곳곳을 지나 왕에게 가는 길,
왕도 금손이를 만나러 오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된 순간
아!! 한 방 얻어 맞은 듯!
왕과 고양이의 애틋한 사랑이
몽글몽글 피어나는
<금손이>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