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서는 전학오고 난 뒤 맞이한 새 학년이 여전히 낯설다.
모두가 하나씩 가입해야하는 운동 클럽을 고민하다
'걷기 클럽'을 창설(?)하게 되고,
뜻하지 않게
강은, 재희, 혜윤과 함께 걷기 클럽을 하게 된다.
학교 운동장이었던 클럽 활동 무대는
학교 근처 호수공원이 되고,
클럽 소개서를 써서 받은 지원금까지 타낸 넷은
형광노랑 운동화를 신은 아이들로 사람들에게 주목받게 된다.
친해지지 못할 것만 같던 넷은
여러 일들을 겪으며 서로의 힘이 되어 주고,
함께 나아가는 법을 익힌다.
아동학대, 영재, 왕따, 고백..
열세 살에게 무슨 고민이 있겠냐고 묻는다면 큰 실례.
아이들은 흔들리며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나는 여기 있는 캐릭터 중에 강은이와 재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강은이를 사람들은 오지랖이라고 하지만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모습을 왜 오지랖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강은이처럼 나서서 도와줄 생각도 없으면서 부정적으로 말하고 대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재희를 보면서 겉모습이 다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6학년)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혜윤이가 나서서 다른 친구들에게 강은이는 학교 폭력 가해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당당하게 말한 것이었다. 평소 혜윤이 답지는 않아 보였지만, 친구를 위해 친구의 억울함을 밝히는 용기가 대단해 보였기 때문이다. 내가 강은이라면 나는 내가 그런 것이 아니라고,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걸 더 적극적으로 말했을 것 같다. (4학년)
<책 읽는 가족>을 하면서 가장 좋은 점이 있다면
내 아이들의 생각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평소에는 지나는 말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했던 학교 이야기, 자기 이야기가
책을 읽으면
더 깊이 있는 마음으로 드러나곤 한다.
적극적이어서 친구들에게 오히려 소외 당했던 일,
정당한 일을 했지만 손가락질 받아야 했던 경우나
겉모습만으로 마음 아팠던 일들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일들이
큰 일이 되고는 한다.
짧은 말 한마디, 순간의 한 장면이
좋은 의미의 큰 일이, 큰 힘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강은이가 밀어준 손가락 하나의 힘처럼
그 기억이
넘어지고, 다치고, 아픈 순간에 떠오른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 알 수 없는 힘이
모두에게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