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오늘,
<우리 집에 놀러 와>를 읽었다.
-이 책, 장애에 관한 거에요?
-그렇게 보여?
-네, 장애인의 날이라 같이 읽는 거죠?
-꼭 그런 건 아니야. 우리가 모두 다르게 생긴 것처럼 다르게 사는 사람들 이야기라고 할 수 있어.
-ㅇ비도 자폐잖아요, 선생님. 그렇지만 우리랑 같이 지내요.
-ㅇ비는 우리랑 조금 다른 것뿐이라고 하셨잖아요.
-ㅇ비는 착해요.
-ㅇ비는 귀여워요.
-엉뚱한 행동을 자꾸 하지만 책을 좋아해요.
-1인 1역(공기청정기 관리)을 엄청 잘해요.
-가끔은 ㅇ비가 우리랑 대화도 하고 (말을 서로 주고 받는 진짜 대화요) 재미있게 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자폐인 ㅇ비가 우리 반에 있어서 인지,
아이들은 2학년이지만 <우리 집에 놀러 와>를 쉽게 읽어냈다.
눈이 보이지 않지만 책을 읽고,
팔이 하나 없지만 뒷마당 울타리를 꾸미며,
휠체어에 앉아 있지만,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며
아이들은
ㅇ비도 우리랑 같이 무엇이든 하며 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모양이다.
ㅇ비의 장점을 있는 그대로 봐주고,
필요하면 함께 도와가며 한해를 살아갈 것이다.
2학년을 처음 맡았지만,
2학년이라서가 아니라 참 고운 마음씨를 가진 아이들이라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뭉클했다.
편견없이 ㅇ비의 손을 잡아준다.
ㅇ비가 돌발 행동을 했을 때 진정시키고, 더뎌도 함께 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아이들은 ㅇ비를, 서로를 기다려준다.
어리지만 어리석지 않다.
부족하지만 만족하며 서로 다른 모습을 인정한다.
우리 꼬꼬마들의 모습을 보며 내가 배운다.
<우리 집에 놀러 와> 읽으러
꼬꼬마 반에 놀러오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