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가 동그래졌고,
공벌레가 완벽한 동그라미라며 칭송받게 되었다.
하지만
동그라미는 알고 있었을까?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간 뒤에 남은 건 추락이라는 걸.
동그라미는 한 순간 버림 받는다.
새로운 '세모'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누가 먼저인지 모르지만
누가 먼저인지는 중요하지 않아 보였다.
모두가 좋아하는 것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나도 한 장의 사진을 남기기 위해
세모를 위해 달리고, 줄을 서고,
세모를 가지지 못하면 큰일이 날 것처럼 굴게 될 것이다.
전작 <그 소문 들었어?>에서
소문에 대해 다루었던 하야시 기린이 이번에는 '유행'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책을 냈다.
'유행'도 소문과 같아서
시작점과는 상관 없이, 자신의 의지와는 가속이 붙고,
썩 행복하지 않은 결말을 맞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대중들이 유행을 소비하는 건 무섭다.
유명 인사가 탄생하는 것도 순식간이다.
하지만 그 유명 인사를 버리는 것도 한 순간이다.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차츰 알아가고
깊이 생각하고
오래 좋아하면 좋겠다.
모든 것을 그렇게 할 수는 없겠지만
유행을 좇기만 하는 건
결국 아무 것도 남지 않는다는 걸 알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