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만으로도 충분한 <동물 농장>이 그래픽 노블로 나왔다.
고전은 읽어야 하겠고,
(필독서 목록에 버젓이 자리잡고 있는데다, 수능을 보려면 그것이 몇 년 남았는지와는 상관 없이 의무가 되었으니)
몇 번 시도했지만 도통 뭔 말인지 모르겠어서
(그러니까 지금 이 이야기에서 돼지가 왜 이러는 걸까? 김비서도 아닌데)
책꽂이에는 있으나,
기억에는 없는 <동물 농장>을 가지고 있다면,
이제 읽을 때가 되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영화나, 동영상이나, 카드 뉴스는 아니지만.
인간 존스의 비인간적인 대우(라기보다는 억압)에 반기를 든 동물들은
돼지 메이저의 말에 따라
인간을 내쫓고 혁명을 이룬다.
하지만 혁명의 선두에 섰던 돼지 나폴레옹은 동지였던 스노볼을 배신자로 몰아세워 농장에서 내쫓고
인간 존스보다 더한 만행으로 동물들의 노동력과 삶을 착취한다.
처음 내세웠던 명분과 일곱 가지 약속(계명)은 점차 타락해가는 권력의 입맛대로 바뀌고,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던 마지막 규칙이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가 되는 모습을 보면서도
대적하거나 반기를 들 수 없는 동물들은
진짜 그들이 꿈꾸었던 사회가 무엇이었는지 알지만 모른채
어디에서 어떻게 잘못된 것인지 가늠하지 못한 채
변질된 평등과 자유의 이상을 살아가게 된다.
전체를 위한, 권력을 위한 누군가의 희생은 왜 꼭 힘없는 이들이 감당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든다.
시민이 정치에 무관심하고, (혹은 정치를 포기하고)
언론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며, (혹은 유아 낫 언론)
평등이라는 허울로 특정 계층을 정당화하는 것에
한숨 쉬게 되는 요즘,
꼭 1940년, 소비에트의 동물 농장이 아닐지도 모르는
<동물 농장>을 읽으며,
조지 오웰과 그가 꿈꾸었을 진정한 '동물 농장'을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