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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기억 극장 - 제13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부문 우수상 수상작 ㅣ 웅진책마을 115
최연숙 지음, 최경식 그림 / 웅진주니어 / 2022년 8월
평점 :
기억을 지울 수 있는 극장이 있다!
소중했던 추억이나 좋았던 기억을 내어 놓고 내가 원하는 무언가를 얻던 방식이 아니라
그저 기억을 지우는 것과 기억한다는 것 자체에 집중한 이야기 <경성 기억 극장>
부끄러운 기억을 지우면,
그 때를 기억하지 못하면 과연 우리는 생각하는대로 괜찮은 걸까? 라는 질문으로
읽는 내내 '기억'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1945년 경성,
덕구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가난한 아이이다.
거리에 앉아 신문을 읽어주면 돈을 주겠다는 할아버지에게 신문을 읽어주다
뜻하지 않은 사고에 휘말리게 되고,
덕구는 경성 기억 극장에서 일하게 된다.
잊고 싶은 기억을 지우러 오는 사람들을 돕게 된 덕구는
처음에는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기억을 지워 더 나은 삶을 살게 해준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일본 순사의 기억 속에서 옆집 아저씨 수현이 고문 받는 장면을 보게 되고,
덕구 역시 스스로 기억을 지웠다는 사실과 그 이유를 알게 되면서
그저 하루 하루를 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인생이 크게 흔들리게 된다.
"그냥 오늘 있었던 일도 지워 버리렴. 그럼 아무렇지 않을 거야." (p.67)
덕구는 기억을 또 다시 지우고, 아무 것도 모르기 때문에 안온할 수 있는 삶을 선택할까?
"잘은 모르지만 기억이 길잡이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p.157)
아니면 아프고 힘들지만 기억함으로써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는 삶을 선택할까?
기억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책
<경성 기억 극장> 이었다.
p. 160
#생각해볼거리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려 보고, 친구와 이야기 나누어 봅시다. 행복한 기억이 주는 힘은 무엇일까요?
지금 기억 삭제 장치가 내 손에 있다면, 어떤 기억을 지우고 싶은지 생각해 봅시다.
"어릴 때 강에서 놀다가 물에 빠진 적이 있었단다. 엄청 무섭고 끔찍했어. 그다음부터는 물가에서 항상 조심했지. 그러니까 물에 빠졌던 기억이 나를 지켜 주는 길잡이가 된 거야."(p. 157) 나도 수현이 아저씨처럼 위기나 어려움의 경험이 새로운 길잡이가 되었던 경험이 있는지 생각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