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 #동물 #인간에게_맞추어진 #함께 #윙컷
어릴 때 강아지 한 마리를 키운 적이 있었다.
젖 뗀 지 얼마 되지 않은 녀석이었다.
사돈 할머니네 집에서 그 녀석을 받아 온 것은 나였다.
따뜻하고 조그만 그 녀석이 내 품에서 떨어지기라도 하면 어쩌나 싶어
집까지 오는 내내 조마조마했다.
우리 집은 마당이 넓은 집이었고,
대문 앞에 감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해피는 쑥쑥 자라서 그 아래에 자리 잡았다.
학교에 다녀오면,
골목 어귀에서부터 해피가 짖는 소리가 들렸다.
아빠 몰래 목줄을 풀어주었다가 화단을 망쳐서 혼이 나기도 했고,
엄마 몰래 방안에 데려와 놀다가 벌을 서기도 했다.
나는 해피의 마지막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엄마 아빠가 기억해준 해피의 마지막에 나는 참 힘들어 했다고 했다.
그리고 나는 두 번 다시 다른 생명을 집에 들이지 못했다.
은솔이는 동생이 없어 외롭다는 이유로
앵무새를 집에 데려온다.
(이 책을 읽는 수많은 아이들이 같은 이유로 강아지를, 고양이를, 어떤 생명을 데려왔을테다)
이름은 초록
초록이가 집에 오면서 은솔이는 더 행복하다.
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히게 된다.
첫째는 앵무새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점이고
둘째는 앵무새와 함께 살기 위함이라는 이유로 앵무새에게 해(윙컷)를 가해야 한다는 점이다.
모르는 것이야 배우면 되고, 알고 있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 되지만
윙컷의 문제는 결코 쉽지 않다.
함께 살기 위해, 앵무새의 안전을 위해 날개의 일부를 잘라 날지 못하게 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그게 정말 앵무새를 위한 일일까?
은솔이는 친구와 카페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앵무새에 대해, 반려 동물에 대해, 함께 산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다.
재미로 혹은 외로움을 대신할 도구였던 애완동물 앵무새가 아니라
가족 '초록'이로 함께 살기 위해 노력하는 은솔이의 모습이 대견했다.
은솔이의 이야기가 마지막까지 같이 가지 못하는 점은 아쉽다.
문제를 제기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의견을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좋지만,
생명을 들이는 이야기는 많지만 생명을 보내는 이야기는 적다는 점에서
은솔이가 마지막에 견디어야 할 이야기를 꼭 아이들과 나누어야 할 것 같다.
#생각할거리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해 본 적이 있나요? 어떤 점이 어려웠나요?
(반려동물을과 함께 생활해 본 적이 없다면, 어떤 동물을 키우고 싶나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윙컷이 무엇인가요? 새를 키운다면 윙컷을 할 것인지, 하지 않을 것인지 생각해 보고, 그 이유를 말해봅시다.
동물의 수명은 인간보다 짧은 경우가 많습니다. 나의 반려동물을 보내야 하는 순간을 생각하며 지금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봅시다.
동물과 인간이 함께 산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