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브 (양장) 소설Y
단요 지음 / 창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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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 물에 잠긴 미래,

3차 대전으로 모든 세상이 바뀌어 버린 후,

선율은 물 속에 잠든 도시에서 물건을 줍는 물꾼이 되었다.

남산의 물꾼 우찬과 내기가 아니었다면

용산구 SC 제일은행에 잠든 큐브속 소녀, 수호를 만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수호는 최첨단 시냅스 스캐닝 기술로 탄생한,

고인의 기억과 의식을 그대로 구현한,

기계 인간, 휴머노이드였다.

선율은 내기에서 이기기 위해 수호의 전원을 켠다.

나중에 삼촌이 말한 것처럼

알 수 없으면 하지 말아야했는지도 모른다.

깨어난 수호는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것을 이야기 한다.

열 두살때부터 병원에서 지냈던 이야기,

나아지지도 끝나지도 않은 상태로 이어지던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

수호는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준다면

내기에 나가겠다고 말한다.

수호는 선율과 함께 노고산 작업실의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아직 오지 않은 과거'를 찾는다.

그리고 경이 삼촌과의 고리와

마지막, 기억에 없는 4년과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끊임없이 살아야 했던

기계로서의 고통스러운 삶을,

수호에게나 부모님에게나 악몽이었던 시간을.

수호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동안, 그 덕에

선율과 우찬, 경이 삼촌의 이야기도 서서히 매듭이 풀린다.

옭아매고 있던 건 과거의 시간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기다려주고 있던 것이었음을 깨달으면서.

선율은 불안함에 잠들지 못했을 첫번째 수호를 생각하며

수호를 깨울 낱말을, 말을 생각한다.

물 속에 잠긴 서울의 이야기

그 안에서 깨어난 기계인간 수호와 선율의 이야기

낯설지만 읽는 내내 수호에게 마음이 갔다.

기계 인간의 마음이 이토록 섬세할 수 있다면

그들은 기계인가 인간인가,

우리는 기계 인간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 가?

에 대한 물음을 계속해서 던지게 만들었다.

열심히 살 필요 없었지만 끝내 살고 싶었던 인간 수호와

영원히 살 수 있었지만 살기 싫었던 기계 수호는

끊임없이 되뇌었을 것이다.

나라는 존재에 대해, 삶의 의미에 대해.

멸망한 세계 속에 살아 남았어도

누군가를 위해 사는 삶이 아니라

내가 이끌어 가는 삶이라면 그마저도 충분할 수 있다는 생각.

생에 대해 그리고 그 끝과 마지막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책

<다이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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