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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당의 요정 1
천지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1월
평점 :
오호~
웹소설은 이런 것이었군. 하게 만든 소설
웹툰으로 연재할 웹소설이라고 해서 얼른 서평단 신청서를 작성했다.
별 깊은 뜻이 있었던 건 아니고,
요즘 많이 소비되고 있다는 웹소설의 세계를 좀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약간은 긴 사연이 있다.
우리 6학년 꼬꼬마가 웹툰 도장을 모두 깨고 '할 일이 없어서' 웹소설에 발을 들였다고 생각노트에 적은 바 있었다.
ㅎㅎ 과연 '할 일이 없어서'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분명 재미있어서 그랬을 테니까.
내 확신에는 이유가 있다.
작년과 올해 나를 대장으로 만나면서 불운(?)했다고 말한 지은(가명이니 놀라지 말길)은
나름 토요일은 시교육청어린이도서관의 만화 코너를 지키는 죽순이였다.
(뜻하지 않게 같은 코너에서 나랑 만났더랬다 ㅋㅋㅋㅋㅋㅋ)
그러다가 2년간의 혹독한 트레이닝을 거쳐
어쩌다 책 재미에 빠진 탓에,
학원으로 이동하는 짬 시간에는 웹툰을 읽기 시작한 것이었는데,
짧지만 '쪼는 맛'과
길지 않게 '기다리는 맛'을 알게 되었을 터다. (사실, 내게 고백했다 ㅋㅋㅋ 샘.. 책이... ㅠ 재밌어여...)
어쨌든 그렇게 웹툰에서 웹소설로 넘어갔다 하니,
웹소설 1.0 버전만 알고 있는 내게는 최신버전의 흐름을 알게 해줄만한 작품 하나정도는 필요하게 된 셈이었다.
사설이 길었다.
어쨌든 그렇게 해서 신청했고,
당첨됐고,
도착한 책이
밀당의 요정이었다.
하지만 ㅠ 착오가 하나 있었으니,
ㅡㅡ;;; 내용을 잘 읽지 않고 일단 신청서만 작성한 것이 문제였다.
참고로 이 책은,
말 그대로 '소설'이다.
또한, 결혼관과 연애관에 관한 책이다.
따라서
초등학생은 절대 읽을 수 없으며,
고등학생도 읽기 전에 고려해 볼 필요가 있음을 밝힌다.
매우 솔직하고,
적나라한 장면들이 있더랬다.
웹소설이라
사이사이 인물의 말이나 결들이 새롭기는 했다.
거두절미하고 본론으로 바로 직행하는 서술이나,
장마다 (아마도 회차별로) 서술 시점이 달라져서
읽는 내내 감정 이입이 수월하게 되는 것들
생각이나 심정을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내뱉는 것이 그러했다.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매 회차별로 끊겨서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웹소설만의 특징이 소설책에서는 덜 느껴진다는 것일까?)
사랑의 끝은 결혼이라고 믿는, 그래서 결혼이 하고 싶은 웨딩플래너 이새아와
완벽한 조건을 갖춘 남자 둘이 등장한다.
(이새아 버리고 간 전남친은 바보인 건가 싶을 정도로 완벽한 남자 둘이 갑자기 이새아한테 반하는 설정은
아무리 봐도 웹소설이라 가능한 것 같기도.)
새아는 재벌 3세와 세계적인 포토그래퍼 사이에서
결혼을 두고 갈등한다.
마음이 떨리는 연애를 택할 것인가,
안정적인 삶과 결혼을 택할 것인가,
줄거리로만 보면 이게 다라고 할 수 있다.
마치,
응답하라..에서 남편이 누가 될 것인가를 두고
여러 장면에서 끝을 상상하는 것과 같은 재미를
누리는 맛이 있다고 해야할까?
결혼을 업으로 삼았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결혼에 대해 잘 알 것 같지만,
사실은 결혼'식'이 하고 싶었던 것이지
결혼에 대해서는 정작 아는 것도 없고,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지 않았던
새아의 모습을 보면서
미혼자들의 생각은 다양하게 나뉠 것 같다.
분명한 건,
결혼은 '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결혼은 '삶'의 시작이라는 것이겠다.
새아의 마음이 한 쪽으로 기울기 시작한다.
하지만 여전히 결정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3권도 기대가 된다.
새아는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지.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