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 칼의 아주 특별한 질문 비룡소의 그림동화 292
데보라 프리드만 지음, 이상희 옮김 / 비룡소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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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렁이가 주인공인적이 있었나?

책을 받아들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이었다.

어릴 때만해도 흙을 만지며 놀 기회가 많았다.

운동장도, 화단도 모두 놀이터였으니까

날 맑은 날 공벌레

날 흐린 날 지렁이였다.

둘은 항상 흙에서 만나는 친구였다.

칼은

지렁이이다.

땅속에 살면서,

부지런히 꼬물꼬물 움직이며,

땅을 파고

굴을 뚫고

떨어진 나뭇잎을 먹어 치우고,

뭐든지 삼키고 뱉어 내면서,

온갖 지저분한 걸 보슬보슬한 흙으로 갈아 엎으며 날마다 열심히 살고 있는

지렁이 칼.

칼은

어느 날 날아든 들쥐의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나선다.

토끼를 만나고

여우를 만나고

다람쥐를 만나면서

칼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생각한다.

"왜?"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또다시

"왜?"

칼은 딱딱해지고 황폐해진 땅 속으로 다시 들어간다.

지렁이 칼의 인생을 위해

딱정벌레의 사냥과

들쥐의 먹이

토끼의 삶을 위해

작고 하찮아 보이는

징그럽고 쓸모 없어 보이는 지렁이 한 마리가

모두에게 일구어 준 생을

칼은 알게 된걸까?

말갛게 번져 나가는 하늘과 땅의 수채 일러스트도

함께 어우러지는 칼과 친구들의 모습과 잘 어울린다.

지렁이 칼을 만난 다음에

흙놀이 하러 나가면 어떨까?

흙 속 친구들이 놀라지 않게 살금살금 다가가

모습을 살펴보고

흙 만지고 놀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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