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장벽 ㅣ 마음을 꿈꾸다 2
레나테 아렌스 지음, 정선운 옮김 / 꿈꾸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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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꿈처럼 독일의 장벽이 무너졌다.

서독과 동독은 장벽이 무너지던 날

벽을 넘어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

그리고 지금

우리는 여전히 장벽에 가로막힌채 살고 있다.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 한국.

하지만 그 안에 존재하는 장벽이 더 큰 것인지도 모른다.

​

언젠가 독일 사람들이 통일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TV 다큐멘터리 비슷한 것이었는데,

독일의 청소년들과 아이들이

통일 당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지금의 모습에 대해, 그리고 앞으로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었다.

TV에 나와서,

혹은 TV에 나올만큼 잘 알고 있는 어린이들이었기에 가능한 것일수도 있지만

아이들은 통일 전의 모습과 통일 과정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알고 있었다.

할아버지에게 들은 이야기며, 책에서 읽은 이야기

거기에 자신의 생각을 보태가며 이야기 하고 있었다.

독일은 여전히 통일의 시간에 살고 있었다.

​

'두 개의 장벽'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난 후,

갑자기 나타난 (죽은 줄 알았던) 아버지 마틴을 받아들이는 카로의 이야기이다.

​

엄마와 단 둘이 사는 카로는 엄마로부터 목걸이를 선물받는다.

연푸른 팬던트가 달린 은목걸이는

엄마가 스무 살 때 아빠로부터 받은 것이라고 했다.

카로는 아빠의 흔적이 느껴지는 것 같아 좋았다.

처음엔 그랬다.

모든 것은 그 사람이 등장하기 전까지 완벽했다.

​

카로는 죽은줄로만 알았던 아빠가 사실은 살아있다는 것과,

아빠 역시 자신이 있는 줄 몰랐다는 엄마의 고백에 소리를 지른다.

그리고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음에 절망한다.

카로의 마음 속에서 장벽은 더 단단해 진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비뚤어지기로 마음 먹은 카로는

거짓말을 하고, 일탈을 감행한다.

도서관에서 마틴을 만난 카로는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는 생각에 분노하고,

절대로 그를 받아들이지 않겠노라 마음먹는다.

​

그나마 다행인 것은

카로에겐 할아버지와 리카가 있었다는 것이었다.

할아버지는 엄마와 카로 사이를 적정 간격으로 유지시켜주었고,

단짝 친구 리카는 카로의 마음을 달래며 그녀의 마음에 동조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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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로는 리카 가족과 함께 떠난 휴가에서 엄마와 마틴이 없는 시간을 갖고,

마틴에 대해 마음쓰고, 궁금해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

여행에서 돌아온 카로는 마틴이 만든 영화(상실)를 보며

엄마와 '아빠'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

​

부모의 이혼 후 새로운 아빠를 맞게 되는 아이의 심정을 다루었던

'웃을 순 없잖아'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비교적 담담한듯 하지만 카로의 복잡다난한 심리가 잘 드러나 있었다.

읽다보면 어느 새

함께 슬퍼졌고, 막막했으며,

어떻게 해야 할 지, 어떻게 될 지 몰라 헤매고 있었다.

​

사람들은 모른다.

그 사람을 위한다면서

낯선 사람을 맞이해야 하는 사람을 위하는 것이라면서

두 사람의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다.

카로의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긴장하고 있는 둘을 위한다며 더 많이 이야기 하고 (떠들어대고)

자신이 없는 둘의 시간이 불편할 것이라며 꼭 자신도 함께 하는 시간을 계획한다.

하지만

카로에겐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아빠라는 존재와

마틴이라는 사람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

앞으로 이어질 카로와 마틴의 시간은 순조롭길 바란다.

그간 같이 흐르지 못했던 시간이 함께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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