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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해결사 삐삐 ㅣ 삐삐 그래픽노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잉리드 방 니만 그림, 김영진 옮김 / 시공주니어 / 2020년 4월
평점 :
삐삐를 부르는 환한 목소리- ♬
('화난' 목소리가 아니라 '환한' 목소리!!
삐삐가 하도 사고를 쳐서 '화난' 목소리인줄 알았는데
나중에야 '환한' 목소리라는 걸 알았다. ㅋㅋ)
어릴 적 주말의 명화에서 봤던 삐삐.
난 삐삐 세대라고 보긴 어렵지만,
앞코가 긴 신발을 신고,
반바지에 멜빵을 입은 모습을 기억한다.
더빙된 목소리 역시 한껏 앙칼지고 톤이 높았다.
주근깨가 가득하고, 헝클어진 빨간머리를 양갈래로
높이 땋아 묶은 삐삐는
모든 아이들의 동경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최고의 천하장사,
최고의 말썽꾸러기
그 어떤 제제나 규약에 얽매이지 않는
말그대로 천방지축.
삐삐로타 델리카테사 윈도셰이드 맥크렐민트 에프레임즈 도우터 롱스타킹은
사소한 것의 의미를 발견하고
어른들의 부당함을 보여주며
자신만의 확고한 세계를 펼치며
하지 말라는 어른들의 규약을 깨고,
안된다는 사람들의 편견을 깨는
어린이들의 해결사이기도 하다.
삐삐와 관련된 책들을 찾아보니 우리 집 책장에만 해도 벌써 여럿이 있었다.
삐삐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권씩은 모두 갖고 있지 않을까 싶지만
이번 책이 특별한 이유는
그래픽 노블로 다시 태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삐삐는 힘으로 맞서는 아이들 사이에서의 싸움을 힘으로 해결한다.
누가 봐도 약하고 작은 윌리를 구하는 건 삐삐의 몫이지만
그녀 역시 놀림받는다.
(부모도 없고, 우스꽝스러운 패션 스타일(?)에, 빨간(!) 머리까지.. 악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음에 틀림 없다.)
하지만 아이들의 말을 다 듣고나서 한 삐삐의 말은 삐삐답지 않지만, 삐삐스럽다.
- 넌 숙녀한테 예의가 너무 없어.
- 자, 철들 때까지 그 위에 좀 있어.
- 넌 너희 엄마가 내려줄 때까지..
너무나도 어린이답지 않은 말이고,
삐삐 역시 이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삐삐가 다과회에서 보여주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삐삐라서 가능한 일일 것이다.
삐삐가 보여주는 해결사로서의 면모는 비단 아이들 세계에만 그치지 않는다.
삐삐의 금화를 노리는 천둥칼슨과 블룸을 물리치고,
불이 난 건물에서 아이들을 구해낸다.
물론, 프리돌프 아저씨를 치통에서 구해낸 것도 삐삐다.
(아저씨의 사탕을 모조리 바다에 버려버렸으니까!)
삐삐는
자유롭지만 외롭고,
되바라졌지만, 옳다.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에서
삐삐를 통해 린드그렌선생님을 알게 된 비읍이가
로냐와 미오, 사자왕 형제의 모험을 읽으며
꿋꿋하게 성장해 나갔던 것처럼,
지금 우리에게 삐삐가 다시 필요한 것은 아닐까.
마음의 위로, 해방감, 사랑이.
'우리들의 해결사 삐삐' 덕에
다시 삐삐를 생각한다.
오랜만에 다시 린드그렌 선생님의 책들을 들춰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