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아이들에게 익숙해진 추리 장르
셜록 홈즈와 아르센 뤼팽만 있던 추리 소설에
보다 다양한 어린이 추리물이 등장한 것이 오래 되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장르에 대한 갈급함 때문인지
추리물은 어린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멍청한 두덕씨와 왕도둑(미세기),
엉덩이 탐정 시리즈(아이세움),
스무고개 탐정 시리즈(비룡소)까지.
온라인 서점에서 탐정이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수천 건의 검색 결과가 나온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소녀탐정 캠(논장)을 아껴 읽었던 기억이 있는 나는
이런 출판계의 움직임이 반갑기까지 하다.
초원의 명탐정 몽구리는 초등학교 저학년도 읽을 수 있는
재미있는 추리 동화이다.
초원에 살고 있는 다양한 동물의 특징을 인물의 캐릭터로 살렸다.
주인공 몽구리 역시, 무엇인가를 항상 살피고 경계하는 모습의 몽구스를
그대로 가져왔다.
작명에서도 작가의 센스는 빛을 발한다.
어린이들이 경험하지 못했을 그리고 배경 지식도 부족할
초원이라는 낯선 장소와 그곳에서의 생활을 고려한 탓인지,
강렬하면서도 재미있는 이름들이 등장하여 재미를 더한다.
'심바코피' 마을.
아이들은 라이언킹의 사자 심바를 기억하기 때문인지,
심바코피 마을이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 엄마, 엄마, 심바가 코피를 흘리는 동네야?
- 아니지? 심바가 코피를 흘리는 모양으로 생긴 동네인가?
- 그러면 심바가 흘린 코피가 줄줄 흐르면 강물이 되는거야? 피강, 피산, 피폭포, 피마을??
-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 어떡해 어떡해 으하하하하
- 코피가 퐈퐈~~
사건의 중요한 매체 '미라클봉봉'도 그렇다.
-프리큐어 변신!! 미라클 매지컬
- 봉봉~~~
- 크하하하하하-
요즘 한창 보고 있는 TV 애니메이션 마법사 프리큐어의 변신 주문을 외우다
미라클 봉봉을 등장 시킨다.
몇 페이지 읽지 못하고 한참을 떠들다 아빠에게 주의를 들었다.
야밤에 너무 시끄럽다고, 다른 집 다 깬다고 ㅋㅋㅋㅋ
소리 죽여 킥킥거리다 계속 읽었다.
초원의 탐정 몽구리는 미라클봉봉 도난 사건을 맡게 된다.
미라클 봉봉은 초원에서 귀하게 여기는 열매인데,
누군가가 미라클 봉봉 열매를 훔쳐가는 일이 생긴 것이다.
몽구리는 특유의 관찰과 논리로 수사망을 좁혀가고, 사건을 무사히 해결한다.
보통의 추리물은 사건이 종결되면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다.
추리의 과정은 긴장되고 손에 땀을 쥐지만,
그 결과는 항상
악한 것은 벌을 받는다는 전형적인 맺음일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몽구리와 심바코피의 주민들은 보다 따뜻한 결정을 한다.
하이에나와 싸우다 송곳니를 잃어
더 이상은 사냥을 할 수 없었던 사자 '송곳니'를 위한 결정.
사건을 해결하는 것만큼이나
앞으로의 평화와 공존을 이어나가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몽구리와 심바코피 주민들의 모습은
추리가 단순히 범인을 찾아내 징벌하기 위함이라기 보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 과정임을 알게 해준다.
왠지..
몽구리에게 사건 의뢰가 이어질 것 같은 예감이랄까?
2편과 3편이 이어져 나와도 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