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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닝 ㅣ 창비만화도서관 3
틸리 월든 지음, 박다솜 옮김 / 창비 / 2020년 2월
평점 :
만화계의 아카데미, 아이스너상 수상작!이란다.
빛바랜 보라색 표지,
안경쓴 스케이터가 빙판 위에서 뜨거운 입김을 불어댄다.
뭔가 결연하면서도 두려움이 느껴진다.
틸리,
12년 동안 스케이트 선수로 살았다.
피겨와 (내게는 이름도 낯선) 싱크로나이즈드 스케이팅.
이 이야기는 그녀의 성장기 이야기이다.
각장은 스케이팅 용어들로 이루어진다.
1. 왈츠 점프
2. 스크래치 스핀
3. 플립 점프
4. 악셀
5. 스파이럴
6.캐멀스핀
7. 스프레드 이글
8. 카운터
9. 러츠
10. 트위즐
한번쯤 적어보고 싶었다.
나는 알지 못하는 세계의 말들을.
틸리는 각 장을 시작하는 용어로 자신의 삶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때론 이유 없이 웃음이 나기도 했고,
시작할 때와는 달리 자신조차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속력이 붙기도 했고,
자신이 진행하는 방향과 거꾸로 뛰어야만 했다.
좋아했지만
좋아할 수 없었고,
하고 싶지 않았지만
해야만 했던 그녀의 시간들은
스케이트를 중심으로 잘 드러나 있었다.
그녀는 단지 스케이트를 통해
나를 알아주길 바란 것이 아니라
나를 안아주길 바랐던 것이리라.
물론, 그것도 아프고 아픈 시간이 지난 후에 스스로 알게 되었겠지만.
열일곱살, 12학년이 되기 직전
결심이라도 한 듯,
엄마에게 스케이트를 그만 두겠다고 선언한다. 끝은 생각보다 쉬웠다.
그리고 그녀는 지금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읽는 동안,
안타까웠고,
미안했고,
조금은 슬펐다.
처음엔 틸리가 방황하던 예전 시간들이 기록된 일기장을 훔쳐보는 기분이었는데
나중엔 틸리의 지금을 고백하는 시간들처럼 느껴졌다.
성장하는 모든 것에는 아픔이 있다는데..
내 안에 들어있는 답에 귀기울여보길 바란다.
틸리처럼 의외로 쉽게
길을 찾게 될 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