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크림 1 - 끝나지 않는 실험 ㅣ 스크림 1
제프 크리피 지음, 서애경 옮김 / 길벗어린이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꼬꼬마들과 책쓰기 작업을 하면서
가장 재미있게 읽고
가장 쓰고 싶어 하지만
가장 구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공포 동화이다.
생각해보면 한 여름밤 이불을 뒤집어 쓰고서라도
눈을 가려가면서라도
보던 것이
M이었다.
귀신이 나오지 않아도 이야기만으로 무서울 수 있다는 것,
공포란 눈뿐만이 아니라 머리와 귀와 온몸으로 느낀다는 것을
그 때 알았다.
공포의 짜릿함을 맛본 사람이라면,
무섭고 섬뜩한 이야기를,
학교 전설을,
듣고,
전하고,
읽게 된다.
학교 앞 문구점에서 500원짜리 1000원짜리 불량(?)동화를 사서 읽는
녀석들을 혼낼 수도, 막을 수도 없는 내 현실이기도 하다.
(그냥 눈 감아주거나, '학교에선' 보지 말라는 조건을 달 수밖에)
그러다 구스범스를 만났을 때,
아이들이 구스범스를 읽고 엄지 손가락을 내었을 때,
그리고 공포 동화를 썼을 때,
이런 장르의 이야기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었다.
여전히
귀신이야기나 학교 전설은
동화의 변방에서 머물러 있는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치밀하게 구성해야 하는 작가의 피로 때문인지,
치밀하게 구성된 이야기를 읽어야 하는 독자의 어려움 때문인지,
감각적이고 자극적인 이야기로 흐르기 쉬운 장르의 특성 때문인지,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보이지 않게 소름 돋길 원하는 눈길 때문인지
단언하긴 어렵지만 말이다.
제프 크리피의 스크림 시리즈는
공포 동화를 원하는 독자들의 단비와도 같다.
구스범스 시리즈가 계속되고는 있지만
새로운 동화와 시도에 대한 갈증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다.
스크림은 '공포와 과학의 만남'을 표방하고 있는데,
공포에 방점이 있는지, 과학에 방점이 있는지를 묻는다면
과감하게 과학이라는 방점은 버리라고도 말하고 싶다.
유전공학이라는 과학적 소재와
기억을 잃은 과학자들을 가지고 공포 동화를 썼다는 정도로밖에
읽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포동화라고 하는 것보다 공포와 과학의 만남이라는 말을 넣으면
책을 사'주는' 엄마와 선생님의 눈에는 들지 모르지만,
책을 읽는 아이의 눈에는 과학이라는 말이 너무 강하게 와 닿아 '별로'라는 선입견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쉽다.
하지만 분명한 건,
'스크림'은 공포동화가 갖추어야 할 요건들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미스테리한 시작,
갇힌 공간,
주어진 조건의 열악함.
책장을 넘길 수록 알 수 없는 일들의 점층,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주변인들과 주인공까지 사라지고,
쉴새 없이 등장하는 좀비와 토막난 사람들과 괴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와 결말까지.
발이 없는 귀신이 등장하거나
머리를 풀어헤치고 피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등장하지 않지만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공포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간의 상상력만큼 무서운 것이 없다고 했던가?
그의 또다른 시리즈를
내가, 그리고 꼬꼬마들이 기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