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세기 - 소나무 학술 총서 22, 신라인의 신라 이야기
김대문 지음, 이종욱 옮기고 해설 / 소나무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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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신라의 문화를 성적으로 문란하게 그려내었다,제도가 파천황적이다 등의 감정적인 이유로 위서로 몰리며 일고의 가치가 없는 듯이 취급되곤 하는 화랑세기를 보노라면 우리는 역사를 무엇을 위해 연구하는가를 되묻고 싶다. 최근 재야 사학자라 자칭하는 이들의 환단고기에 대한 맹목적 추종이나,화랑세기에 대해 진지하게 탐구해 볼 생각도 없이 위증이라는 주장만을 끝없이 펼치는 이들을 볼 때,얼마전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가 생각나고는 한다.

실증적 가치와 연계성에 무게를 두지 않고,도덕적으로 깨끗한 역사서,사실은 땅이 넓고 국력이 웅대했다라고 주장하는 사서들만을 진실이라 말하며 그에 반하는 무리들을 식민사관이나 잘못된 사학으로 내모는 것은 무슨 의도인가? 그 것은 역사를 공부함에 있어 단지 자신의 나라가 훌륭했다는 이야기만 듣고 싶은,그리고 주장하고 싶은 심리가 아닌가 싶다. 또한 그 들의 그러한 도덕관 역시도 삼국사기의 유교적 사상,중화적 도덕에 입각한다는 점도 그들이 부르짖는 식민사관이란 대체 무얼 의미하는지 의심케 한다.

역사가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시대는 이미 십년도 더 전에 끝났다.부디 이 한 권의 책이 국수주의적 사고나 사학계의 권력 싸움에 희생되지 않고 하루 빨리 정당하고 가치 있는 사서로서 인정받고 쓰이기를 바라 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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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단편전집) 카프카 전집 1
프란츠 카프카 지음, 이주동 옮김 / 솔출판사 / 199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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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일단 이 소설을 분류하는 데에 있어,정서적으로는 일종의 수기 소설이라 보아도 좋을듯 하다.그렇다고 카프카가 벌레로 변신한 경험이 있다는 뜻은 아니다. 프란츠 카프카 하면 우리나라에서도 꽤나 유명하지만,누구나 제목을 대면 알만한 작품은 이 것 하나라고 보아도 좋을듯 하다. 그만큼 어떤 의미에서는 충격적이고(다시 말하지만 벌레로 변해서가 아니다.),또한 독자의 비밀스런 부분을 찔러댄다.모두가 알고 있지만 긍정하지 않는 불안,자신조차 숨겨두고 자신에게도 들키지 않으려 하는 감정을 '변신'이라는 방법으로 쉽게 드러낸다.이 것은 그레고리의 이야기가 아니다. 단순히 한마리 '벌레'의 이야기일뿐.

비교하자면,이상의 날개와도 흡사한 정서를 가지고 있다.또한 이상이 자신의 결핵에 대한 불안,고독,그리고 금홍과의 생활에서 느꼈던 감정들을 소설이라는 명목하에 술회했듯,카프카 역시 자신의 존재에 대한 회의적 감성을 마치 남의 일인양 풀어내었다. 벌레는 어쩌면 카프카 자신의 감추어진 또다른 아이의 모습인지도 모른다. 삽시간에 벌레가 되어 가족들의 눈총을 받는 그레고리로서는 비극이지만,카프카에게는 그레고리가 벌레가 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그레고리가 벌레가 됨으로서,작품 안에서의 카프카는 한없이 자유로워졌을테니까.그 것이 혹 그가 글을 써가는 목적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레고리의 죽음,가족들의 냉대,그리고 그의 죽음에 오히려 홀가분해하는 가족들.우리는 이 가족에 절망하고 그레고리의 죽음에 슬퍼한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우리는 또한 벌레가 된 자신을 한탄하고,자신을 귀찮아하는 타인에게 분노를 느끼면서도 혹 벌레로 변한 누군가에게 사과를 던지고 있을런지도 모른다.카프카. 디 엔드.하지만 이 한번의 변신은,아직 종착을 갖지 못한 채 물음표를 산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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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열탕 카나타 1
타카시 시이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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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고스트 스위퍼로 국내에도 수많은 팬을 확보한 타카시 시이나의 작품.고스트 스위퍼와 미스터 지팡구의 절충격인 작품이 되겠다. 이 작품 역시 출판사의 멋진 제목 센스에 -2점 부여. 엽기라는 단어만 붙이면 잘 팔릴 거라는 유행 따라가기 전략에 의해 작품의 내용을 흐려버리는 제목 센스에 감탄을 금치 못하겠다. 아무리 엽기라는 단어가 끝나지 않는 유행이라 해도 이런 만화에까지 엽기라는 제목을 붙이면 볼장 다 본 거 아닐까.

이 작품의 설정은 조금은 식상할 수도 있는,그래서 오히려 새로운(-_-;)우주에서 온 왕자와 그를 쫓는 세력..그리고 그 왕자의 친구가 된 지구인 이야기이다.식상한 소재로 치면 고스트 스위퍼가 더하지만. 코믹 지향의 그림체는 여전하다. 작가 특유의 개그적 감성도 물론이고,일단은 액션과 sf가 난무하지만 코믹 만화로 보아도 좋을듯 하다. 작품 자체는 다르지만 전작들과 더불어 볼 때 특별한 발전도,저하도 없다.

마치 새로운 것만이 미덕이고 작품성과 관계 없이 변하지 않으면 쓰레기로 치부되는 전반적 문화계의 시류와 비교할 때 꽤나 읽기 즐거운 작품.이 작가의 경우는 특별히 자신만의 상상력에 의한 설정 혹은 의외의 스토리들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아쉽긴 하지만,이런 부분들은 덮어도 좋을만큼 독자를 즐겁게 해준다는 데에 장점이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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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시대 1
카고 신타로 지음, 김아진 옮김 / 코믹스투데이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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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감상 자체는 별 다섯개 짜리지만 제목이 상당히 불만스럽다. 제목만으로 별 두 개 감점.원제도 '엽기시대'였을까? 엽기라는 단어는 이제 완전한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트렌드에서 벗어나는 것이 엽기일 터인데 유행따라 엽기엽기 거리는 게 무슨 엽기란 말이냐.오늘날 엽기라는 제목은 엽기인걸 스나코류의 순정만화에나 어울린다.출판사의 철지난 상술이 돋보이는 제목.

이 만화 역시 이토 준지류의 상상력이 난무하는 작품이다.이토 준지와 다른 점이 있다면,철저하게 분석적이고 그 상상력의 짜임에 있어서 철저하다. 개인적으로 이토 준지를 좋아하긴 하지만 이러한 구성 부분에 있어서는 이토 준지가 한 수 접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덧붙여 일본이라는 사회의 특성과 '극단'이라는 한 줄기에서 나오는 수많은 상상력의 갈래들 또한 하나로 이어져 있다. 각각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지만 실상은 횡이 아닌 종배열이다.그런 의미에서 이 만화에 굳이 새 이름을 붙인다면 '극단시대'정도가 어울릴듯 하다.

요즘 나온 만화답지 않게 수정된 부분이 많은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제목에 대해 한마디 더 하자면,무조건 엽기라는 제목만 붙이면 잘나가던 시대는 아니라는 점.솔직히 이 곳에서 책소개를 보지 않았다면 제목만 가지고는 나 역시 절대 읽지 않았을 것이다.심심하면 엽기를 갖다 붙이는 출판사들이 반성할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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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게임 1
호시사토 모치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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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언제 읽든,누가 읽든 상관 없다. 누구에게나 따뜻한 만화,혹은 즐거운 만화. 리빙게임. 90년대에 우리나라에서 해적판으로 출간되었던 적이 있었다. 당시 '나이스 가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좋은 사람'과 비슷한 시기에,비슷한 분위기의 두 만화가 출간되었던 셈이지만 둘 다 전혀 인기를 얻지 못했다가,좋은 사람의 경우는 그 작품이 모델이 된 모 드라마의 히트로 인해 주목받게 되었다.

항상 드라마나 만화나 대저택에 사는 가난뱅이(-_-;)들이 나오기 마련인데,이 만화의 경우는 다르다.약간 구질구질하다 싶을 정도로 현실적인 배경에,무슨 대단한 기적도,엄청난 성공도 없다.그래서 더욱 감동 받는다.우리의 눈에 보이는 캐릭터들은 언제나 우리 주위에 있는,혹은 나자신인,셀러리맨,젊은 주부,중년의 가장,아직 성년이 채 못된 사회 초년생(우리 나라의 경우라면 이런 캐릭터는 나오지도 않는다. 이 나이면 당연히 대학생이어야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드라마에서는 고졸 학력이란 기형아 출산 비율에 가깝다.)등등.

좀처럼 볼 수 없는 우리를 닮은 캐릭터들,우리 집을 닮은 작은 골목집과 우리를 닮은 일상이 여기에 있다.이 만화는 보물이다.아무도,이런 만화를 그리지 않을테니까.더구나 순정만화 작가라면 더욱 더.(작가의 다른 작품들 때문에 순정만화로 비유할 뿐이지 사실 이 만화를 순정만화라고 하는 건 무리다. 이 만화에 비하면 아다치 미츠루 쪽이 오히려 순정만화에 가깝다. 그림이나 내용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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