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 대서사시를 만드는 것은 결국 문체가 아닌가 한다. 서사시의 본질은 먼 거리이다. 사건과 독자의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토마스 만은 무한한 거리를 설정하였다.

독자가 사건에 휘말리는 법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도스또옙스키의 카라마조프 형제라고 할 수 있다. 적어도 나의 독서 경험으로는 그렇다고 말 할 수 있겠다. 왜냐하면 작가가 직접 사건에 개입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나로서는 살떨리는 경험이었다. 나는 이 책의 존재 자체를 의심할 정도로 책과 사건이 한 덩어리였다. 작가와 독자는 같은 시간을 공유한다. 그러나 요셉과 그 형제들은 전혀 이런 경험과는 다르다. 사건을 경험하기 보다는 시간을 경험한다. 그것은 문체 덕분이 아닌가 한다. 특유의 서사체로 인하여 우리는 알게 모르게 거리를 두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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