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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나물 하러 가자 ㅣ 어린이 들살림 2
도토리 기획 글, 이제호 그림 / 보리 / 200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와 식목일에 나무를 심으면서 짬을 내어 냉이를 캤다. 봄가을에 나오는 냉이를 튀겨먹는 것을 유난히 좋아하는 아이는 연신 '엄마, 이게 냉이야, 잘 찾지?'라고 물으며 냉이를 캐다가 나중에는 냉이 바구니를 들고 따라다니며 '엄마, 캐면 나한테 줘. 내가 담아줄게'라고 얘기하며 따라다닌다. '겨울을 견디고 나오는 냉이나 쑥을 먹어야 봄을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며 냉이를 캐고 봄노래를 부른다.
아이와 가족들과 들나물을 하러갈 계획을 세우고 책을 챙겨보자. 들에 그냥 들고가기에 책이 조금 크기는 하지만 유용하게 쓰일 책이다. 책머리에 쓰려 있는 아래 글은 엄마가 아이에게 나물을 캐면서 조용히 하는 이야기 같다. 우리 겨레는 먼 옛날부터 들나물을 먹고 살았어. 먹을 것이 없을 때는 나물밥으로 끼니를 잇기도 했지. 이 책에 나오는 나물은 아주 흔하고도 맛있는 들나물이야. 무슨 나물이 있나볼래?
따뜻한 봄볕 느낌의 글처럼 그림도 자상하다. 덩그러니 들나물만 그려져 있는 것이 아니고 주변의 생태와 다른 생물들 즉 개미, 나비, 청개구리, 잎벌레 들도 함께 그리고 있다.
생물에 관심이 있어 책을 사면 그 생물에 대해서는 알 수 있어도 그 곳의 생태적인 특징에 대해선 도통 모르게 되어있는 다른 책들과는 달리 뭐가 더 중요하다고 얘기하기 어려운 느낌이 들만큼 전체적으로 보여주려고 노력한 느낌이 곳곳에 베어있다.
책의 위부분에는 그 장의 그림에 나오는 나물에 대한 이야기로 쓰임새와 특징 등을 엄마가 아이에게 이야기해주는 느낌으로 적고 있고 아래쪽에는 나물들의 그림이 있다. 글을 아직 잘 못읽는 아이들이라면 엄마나 교사가 먼저 읽고 생각나는데로 이야기해 주어도, '우리 엄마 대단하다'라는 소리가 나옴직하다.
'먹을 것은 공장을 거치면 안된다'는 생각을 가진 나의 경우는 이렇게 생태적인 특징과 쓰임새 등에 대해서까지 나와 있는 책이 반갑다. 인스틴트식품과 페스트푸드 음식을 눈으로 입으로 자주 대할 수 밖에 없는 환경에 있는 우리 아이들과 들나물을 함께 캐고, 뭍혀서, 초장에 찍어서, 비벼서 먹는 식탁. 생각만해도 눈에는 웃음이 입가엔 군침이 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