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의 심리학 - 무력감을 털어내고 나답게 사는 심리 처방전
브릿 프랭크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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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그저 교과서를 읽는 느낌으로 끝나는 책이 있다. 또 다른 어떤 책은 그저 가쉽거리에 지나지 않으며 또 다른 어떤 책은 그저 전공서적 같이 어려운 개념과 용어를 나열한다. 그러다가 간혹, 작가와 상담을 하거나 대화를 나눈다는 생각이 드는 책들을 발견할 때가 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책이다. 교과서적인 이야기가 유발하는 지루함에 책을 덮지 않아도 되고, 내 삶과는 무관한 이야기들 때문에 머리에는 남는 게 하나 없는 허무함을 맞이하지 않아도 된다. 가치로운 책은 분명 그런 요소를 가지고 있다.

심리학과 관련된 저자의 화려한 이력을 뒤로 하고, 저자의 실제 삶에서 독자들은 '중독'을 발견한다. 스스로 고백한 저자의 삶은 관계 중독, 마약성 약품, 자기 부정과 같은 고통스러운 경험과 무기력으로 가득했다. 그러다가 어느날 저자는 깨어난다. 마치 이테아를 설명하는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 처럼 말이다. 이 이야기에는 태양을 직접 본 한 사람이 등장한다. 다른 사람들처럼 사슬에 묶여서 촛불에 비친 동굴의 그림자를 진짜라고 생각하다가, 어느날 사슬에서 풀려나 자신의 두 눈으로 너무나도 강렬한 동굴 밖 태양을 본다. 그는 마침내 해방을 얻고 진리를 보았다. 그런데 그는 그대로 자신의 길을 떠나지 않는다. 다시 자신이 있던 동굴로 되돌아 간다. 여전히 사슬에 묶여 있는 동료들을 생각했기에 말이다. 이것이야말로 깨달음을 얻은 사람의 태도다. 저자는 최소한 무기력을 안고 살았고 마침내 그것을 극복해냈다. 그리고 여전히 무기력의 고통 안에서 사는 사람들을 위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한다. 임상심리사이지만 심리학 교과서의 이야기로 점철하지 않는다. 자신의 경험과 극복 과정을 전한다. 그것이 위로가 되고 사람들로 하여금 탈출구를 발견하게 만든다.

저자는 말한다. 불안감은 그 자체로 우리를 공격하지 않는다. 오히려 건강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신체적 신호이자 감각이다. 그러니 막연한 수치심과 자기 비난의 화살을 피해야 한다.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고 정죄하려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불안감 이면에 있는 행동과 그림자, 마주치기 싫었던 그 대상을 마주해야 한다. 신화학자 조셉 캠벨의 이야기를 빌리자면, '어두운 숲으로 스스로 걸어들어가야 한다. 그러할 때 우리는 성장할 수 있다.'

저자는 불안감을 유발하는 다양한 요인과 그로부터 이끌어 낼 수 있는 건강한 삶과 성장을 자신의 삶을 통해서 이야기한다. 회복이란 자시 삶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밖에서 답을 찾고 여러 대안으로 자기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이어나가는 것은 답이 아니다. 오히려 불안감과 무기력은 자신의 내면을 살펴보라는 신호이며 그것에 진중하게 반응할 때 진짜 자신의 모습을 대면할 기회가 생긴다. 저자는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고 개선하려는 의료적 목적으로 불안을 마주하지 않고 인격적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귀중한 과정으로 접근한다. 그래서 다른 이론적 심리학 서적과는 달리 가치롭게 다가온다.

그동안 교과서적인 심리학 서적에 지쳐 있었다면 이 책을 읽어보자. 무기력을 극복한 저자의 이야기에 귀기울여보자. 치료가 아니라 인간의 성장과 성숙, 그리고 참된 자신을 대면해가는 영성적이면서도 심리학적일 수 있는 가치로운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컬처블룸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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