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과 함께 하는 삶 - 지금부터 당신은 항상 괜찮을 수 있습니다.
김지나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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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에는 다양한 기법과 형태가 존재합니다. 또한 명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생각도 다양합니다. 따분하고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삶에 꼭 필요한 방법 또는 기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명상을 통해서 삶의 활력을 얻으려는 사람, 일상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싶어 하는 사람, 자신 만의 조용한 시간을 가지고 싶은 사람, 눈에 보이는 세계 너머에 있는 깊고 의미있는 무언가를 알고 추구하고 싶은 사람, 이처럼 명상을 접하게 되는 사람들은 다양한 욕구와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명상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주로 던지는 질문은 이것입니다. '명상을 하는 사람들이 결국 추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명상을 통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나요?', '집중이 되지 않을 땐 어떻게 하나요?', '명상가들이 이야기하는 깨달음이란 무엇인가요?'

이 모든 물음에 대하여 저자는 답합니다. 자신의 삶의 여정을 통해서 말이죠. 삶과 고통, 도피와 절망, 그로부터 알게 된 깨달음과 참 자아가 무엇인지 대중적인 언어로, 쉽게 이야기하니 명상에 관심있는 사람이 읽기에도 좋고, 명상을 모르는 사람이 읽더라도 부담이 전혀 없는 책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곰곰히 생각해보면, 우리의 몸과 찾아오는 생각들을 '나'라고 규정하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명상가들은 명상을 통해서 '나'라고 규정할만한 고정 불변의 대상이 실은 없다는 것을 발견하거나, '나' 즉 '에고'라고 불리는 대상보다 더 큰 '참 나', '진아'라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태도가 변하기 시작하죠. 나의 몸과 나의 생각에 한정된 에고를 넘어서면 모든 존재가 서로 얽혀 있고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니까요. 명상가들이 말하는 사랑과 행복은 바람없는 거기로부터 나옵니다. 욕망의 자유와 욕망으로부터의 자유가 있다면 전자는 돈과 권력으로 도달하려는 것이고 후자는 명상을 통한 깨달음으로 도달하려는 것입니다. 관점의 변화를 통해서 말이죠.

위빳사나 수행가로도 알려진 유발 하라리 교수의 "사피엔스"를 빌려서 저자는 인간의 사고력, 상상하는 힘이 가져온 변화에 주목합니다. 여기 너머에 존재하는 그 무엇을 상상할 수 있는 힘은 호모 사피엔스라는 종에게 나타났으며 그를 통해 종교를 만들거나 국가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아래에서 단결하여 힘을 모을 수 있었죠. 그것이 인간과 다른 동물들을 가르는 동력이 되었다고 하라리는 설명합니다. 이런 면은 분명 호모 사피엔스에게 장점으로 작용했지만 또한 그로 인해 인간은 있는 현실 그대로를 바라보지 못하고 찾아오는 생각이나 감정들을 덧붙여서 부풀리고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상상하며 스스로 고통에 빠집니다. 이런 면은 분명 부정적인 방향으로 인간을 고통으로 몰아넣습니다. 저자가 설명하는 명상이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려는 노력이자 수행입니다. 상상력이라는 위대한 힘이 부정적으로 작용하지 않게 하는 훈련이죠. '있는 그대로', '지금 여기'에 머무르는 연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도 저자처럼 오랜 시간 영성과 종교에 대해 관심이 있었습니다. 명상을 접하고 보니 동서양의 오랜 전통에서함께 존재했던 지혜이자 삶의 기술이었다는 사실도 발견하게 되었고요. 그러다보니 인도의 고전, '우파니샤드'에서 말하는 '바라보는 자', 수도자나 기독교 성인들이 경험했던 '신과의 합일 체험', 명상가들이 말하는 '참나 체험' 역시 명상이나 깊은 기도 중에 일어날 수 있는 현상임을 경험했죠. 각자의 문화와 전통에 따라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무엇이라고 부르든 저의 경험과도 닮아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깨달음이 뭔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고, 접근하기 부담스러운 종교나 영성 같은 거룩하기만 한 것이고, 깨달음을 얻으면 초능력자가 되거나 신이 된다는 어떤 믿음과는 조금 거리를 둡니다. 물론 수준과 경지의 차이는 있을 것 같습니다. 붓다 같은 분이나 거룩 속에서 살아간 기독교의 성인들의 삶은 타의추종을 불허하니까요. 그럼에도 명상이나 깨달음이 저기 멀리 있는 것이 아니며, 평범한 누구라도 할 수 있고 경험할 수 있으며, 그로 인하여 조금씩 젖어드는 삶의 관점의 변화 역시 인간이라면 누구나 경험할 수 있음을 저도 아니까요. 저자 역시 무언가 특별한 사람 만이 명상을 할 수 있거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깨달음이 있어도 여전히 변함없는 현실과의 투쟁은 지속됩니다. 괴리감도 맞보고요, 다시 부딪히는 삶의 늘어짐과 나태 그럼에도 전진하려는 마음, 이 모든 것이 솔직 담백한 인간의 모습이니까요. 그렇게 정직한 사람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많이 공감하며 읽었던 내용은, 깨달음을 얻으려는 욕망으로부터 자유하라는 저자의 조언입니다. 어린 아이 같은 마음,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 마음, 자연 그대로, 있는 그대로의 상태에 있을 때 농경제에서 선정을 경험하고 행복했던 어린 시타르타처럼 찾아오는 행복을 맞이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인간은 저항에 부딪히면 힘을 주고 발악하게 되죠. 그러다가 주로 극한의 상황에 놓이면 탁! 놓아버리는 순간이 옵니다. 많은 영성가들이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합니다. 어린 시절 호킨스 박사가 눈 속에 묻혀서 생사를 오가는 순간에 찾아온 환희, 고통의 연속에서 어느 날 찾아온 톨레의 깨달음 그리고 저의 신성 체험들 역시 비슷하고 닮아있기에 이제는 압니다. 샛별이 빛날 때 깨달음에 이른 인간, 명상가 붓다를 생각합니다.

삶에 대한 솔직하고 고백적인 내용들, 거창하지 않은 수식과 진솔한 체험들, 자신이 느끼고 실감한 명상의 가치, 그로 인하여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의 꾸밈없는 변화가 큰 울림과 감동을 주는 책입니다. 명상가들이나, 영적인 스승, 구루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어렵게 설명해 둔 참 나의 세계, 에고와의 관계, 명상과 깨달음이 어려우셨던 분은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깨달음이라는 것이 저기 멀리 있는 이상향 같은 것이 아니라, 바로 여기, 지금 이순간에 존재한다는 통찰을 발견할 수 있을테니까요. 삶에서 찾아오는 고통이 어떻게 깨달음과 행복의 통로가 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진솔한 고백을 들을 수 있을테니까요.



-컬처블룸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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