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이라면 임진왜란의 영웅인 이순신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이순신은 세계 해전에서도 유래없는 무패의 기록을 남긴 영웅이죠. 그런데 이순신에 대해 이야기해보라면 우리는 얼마나 제대로 이순신에 관해서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그가 활약한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에 대해서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요? 이 책을 통해서 난세에 등장한 불굴의 영웅을 만나보겠습니다.
이 책은 저자의 "난중일기" 교감본을 바탕으로 쉽게 쓴 책입니다. 교감본이란, 오류를 바로 잡는 작업을 거친 판본이라는 뜻입니다. 오역, 지명 등을 바로 잡고 교정하는 작업을 거치는 것이라서 더욱 꼼꼼하게 연구해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 교감본을 다시 번역해서 현대의 독자들이 읽기 쉽게 완역해서 탄생한 책이 바로 "난중일기 완역본"입니다. 이순신에 대한 저자의 열정과 전문성, 피와 땀이 이 책 속에 담겨 있습니다.
일단 어려운 한자가 아닌 한글이라서 읽기 좋습니다. 그리고 이순신 장군이 활약한 지역이나 역사적 명소 등을 사진에 담아서 설명과 함께 제공하여 독자들의 이해력을 높입니다. 글로만 읽으려면 머리 속에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서 어려울 수 있는데, 이렇게 사진과 설명으로도 만날 수 있으니 당시 상황을 이해하고 짐작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일기에 등장하는 가족관계와 기타 해설도 함께 담겨 있어서 당시 전장 상황과 '난중일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는, 임진왜란이 발발하기 전인 1월부터 쓰였습니다. 전쟁이 발발하기 전부터 심상치않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훈련을 하며 전쟁을 대비하는 모습을 통해서 난세의 영웅이 된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의 일기를 통해서 그의 삶을 살펴보니 더욱 이순신 장군의 삶과 마음의 태도가 와 닿습니다. 어머니를 생각하는 아들이자, 자식과 식솔을 보살피는 가장으로, 어렵고 모진 상황 속에서도 불굴의 정신을 드러내는 장수로, 여러가지 일들로 속상해하고 병치레하는 한 명의 인간으로, 다양하게 엿볼 수 있는 그의 삶은 놀랍고 애잔하고 존경심을 갖게 합니다. 전장에서 멋지게 승리만 하는 장수의 모습이 아니라, 인간 이순신도 만날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이 책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일기'이기에 날짜마다 많은 내용이 쓰여져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활을 쏘았다', '~와 술을 마셨다', '맑음' 같은 아주 간단한 기록을 남긴 날도 많습니다. 기록이 없는 기간도 있고요. 그리고 처음부터 "난중일기"로 불린 것은 아닙니다. 병신일기, 무술일기 같이 시간순으로 정리되고 불렀다가 정조에 이르러 이순신 장군에 대한 재평가가 일어나면서 본 모습을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그 덕에 우리도 이순신 장군을 제대로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임진왜란이나 이순신에 대한 영화, 드라마, 다큐을 감상하면서, 이 책을 함께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큐나 드라마에서 다 보여주지 못하는 모습을 여러 각도에서 만날 수 있으니까요. 일기에 기록된 역사적 흔적과 극에 묘사된 상황들을 비교 대조하면서 감상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재미와 역사적 지식이 배가 될 것입니다.
이순신을 좋아하거나,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놓쳐서는 안되는 책입니다. 이 책을 통해서 저도 이순신 장군을 새롭게 알아하면서 다큐와 영화 등을 다시 찾아보게 되었는데요. 우리 혹은 우리 선조가 겪은 역사적 사실과 영웅의 활약에 절로 고개가 숙여 집니다. 이순신과 임진왜란을 더욱 가까이서 만나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불굴의 영웅이 가진 새로운 면들을 발견하시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