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단어 인문학 - 외우지 않아도 영어와 교양이 쏙 들어오는
고이즈미 마키오 지음, 곽범신 옮김 / 로그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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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구조주의 언어학자 소쉬르가 외친, 랑그와 파롤, 시니피앙과 시니피에를 생각해보면, 우리가 별다른 노력없이도 일상에서 사용하고 있는 언어는 사실 그리 단순하게 존재하거나 사용되진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늘 사용하고 있어서 짧은 시간 단위에서는 느끼지 못할 뿐,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변해왔고 변하고 변해갈 것이다. 그래서 특정 단어가 담은 뜻인 '기의'는 동일할지라도 그 것을 표혀하는 '기표'는 시간에 따라, 공간에 따라 달라진다.

 

학술적인 이야기를 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언어는 생물처럼 변화하고 적응하는 존재라는 것을 생각해본다. 그래서 누군가가 특정 언어를 풍부하게 공부한다는 것은 단순히 단어를 많이 외우는 것에 있지 않고 그 언어에 담긴 역사적이며 문화적인 맥락 등을 함께 파악하며 습득하는 데 있다. "영단어 인문학"은 바로 그런 책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영어 단어가 어떻게 탄생했으며 어떤 맥락을 가지고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그 맥락이 담고 있는 'context'는 무엇인지 밝히 드러내어 영어를 접하며 살아가는 독자들의 흥미를 이끌어 낸다.

 

 

이 책의 저자는 고이즈미 마키오다. 재미있는 영어를 추구하는 영어 덕후다. 하긴, 이런 책을 써내려면 덕후여야 한다. 보통의 실력과 관심으로는 시작했다가 제풀에 지치고 말테니 말이다. 총 7장으로 나누어서 일상에서 접하는 친숙한 영단어에 담긴 어원, 인명에서 유래, 병과 관련된 영단어, 신화, 우주, 동식물, 역사에 걸쳐 다양한 영단어에 얽힌 이야기들을 들려 준다. 그러니 어디서부터 읽든 상관없다.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곧장 이동해서 자유롭게 읽어갈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책의 강점은 바로 재미있는 영어를 인문학과 연결했다는 점이다. 단순히 외워야만 하는 영어 단어는 시간이 지나면 곧 잊기 쉽다. 머리에 남지도 않는다. 그러나 영어 단어에 얽힌 맥락과 스토리를 알게 되면 자다가도 생각난다. 실제로 딴 일을 하다가도 이 책에서 배운 해당 영어 단어를 보면 스토리가 머리 속에서 촤라락~ 펼쳐 진다. 실제로 지인이 얼마 전, 지친 일상으로부터 쉬기 위해서 여행(travel)을 갔다. 인스타를 보니 재미있고 즐거운 일상을 찍어서 자랑하듯이 올린다. 그런데 본래 이 단어는 그렇게 즐거운 상태나 쉼을 나타내는 상황에서 탄생하지 않았다. 장거리 여행을 나타내는 이 단어는 라틴어로 고문을 뜻하는 'tripalium' 에서 왔다. 하긴 이 단어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던 시절은 지금처럼 여행이 자유롭거나 편한 일이 아니었을테다.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문명이 발달한 오늘날에 즐거움과 쉼의 의미를 담아서 사용할 뿐. 그리고 생각해보니 신약성서에도 바울이 선교 여행을 하며 자신의 위태로웠던 상황을 여러가지 상황 속에서 표현했다. 강도의 위험이 어쩌고, 파선의 위험이 어쩌고..... 이렇게 생각을 이어가니 충분히 이해가 된다. 사슬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여러가지 지식과 정보들이 서로 연결되게 만드는 힘이 이 책에는 담겨 있다.

 

 

영어공부가 지루한 사람 그래서 좀더 즐겁게 영어공부를 하고 싶은 사람, 영어도 좋지만 인문학적 교양도 쌓길 원하는 사람, 영어 공부에는 관심없더라도 어원과 인문적인 교양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유익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학생시절부터 이런 방식으로 영어를 접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영어가 인문과 결합하여 우리의 교양과 지식을 더욱 살찌우니말이다.

 

 

-컬처블룸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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