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을 보면 미래 경제가 보인다
임성수.손원호 지음 / 시그마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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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중동을 잘아는 외교관과 경제학자가 합심하여서 탄생했다. 어떤 국가나 지역을 투자 대상으로 두고 경제에 대해서 공부할 때는 문화적인 차이와 외교적인 문제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유명 대기업들도 이것을 고려하지 않고 덥석 물었다가 실패한 사례들은 넘쳐 난다. 순수한 경제적 예측, 순진한 투자 전망 같은 건 현실에서 통하지 않는다. 특히 갈등의 골이 깊은 역사로 얽혀 있거나 종교적인 분쟁까지 겹쳐 있으면 머리가 더 복잡해진다. 냉혹한 국제 사회에서 각 나라들의 이권에 대해 찾아보고 예측하기도 벅찬데, 다른 문제들까지 변수로 작용하는 곳이라면 더욱 어렵다. 바로 중동이 그런 곳 중의 하나가 아닐까. 그래서 전문가들이 탄생시킨 이 책이 더욱 반갑다. 이 책은 순서대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그리고 곧 월드컵이 열릴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이란에 대한 역사와 미래 경제 전망을 담고 있다. 중동에 대해서 잘몰랐던 사람이라도 중동에 얽힌 국제 관계와 새롭게 제시되는 국가적 경제 비전을 한눈에 파악하기 좋다.

'중동'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다음과 같은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덥고 건조한 사막 지역이 많은 곳, 낙타, 카라반 무역, (도대체 무슨 복을 받았기에) 석유가 펑펑나서 높은 GDP를 유지하면서 세계적인 국부펀드를 운영할 수 있으며 국민들에게 복지와 혜택을 제공하는지? 그러나 이스라엘과의 갈등과 분쟁, 이슬람의 수니파와 시아파 간의 대립 그리고 쌓은 부를 과시하기 위해서 비싼 자동차들을 모으고 맹수를 기르는 부자들이 많은 곳 등등이 그것이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중동 지역의 국가간 이해관계도 대략 알고 있었고, '석유가 언젠가는 다 떨어지면 그들은 무엇을 먹고 살려나?'와 같은 막연한 시선으로 바라보던 지역이 바로 중동이었다. 그런데 이런 곳에서 수소경제와 전기자동차와 같은 친환경적이며 미래 산업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석유가 펑펑나는 곳에서 석유로 움직이는 자동차가 아닌 하이브리드카인 프리우스와 전기자동차 테슬라를 볼 수 있다고 하니 신기하기도 하고 뭔가 변화의 바람이 느껴진다.

중동에 대한 나의 주관심은 산유국의 대장격이자 현재 미국의 바이든 정부와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더하여 시아파가 자리잡고 있고 핵개발 문제로 갈등을 일으킨 이란에 있었다. 예멘 내전을 통해서 서로가 대리전을 펼치는 모양새도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란과 얽힌 이 이야기는 14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종교와 역사 그리고 사회 개혁 등이 얽힌 문제를 책에서 흥미롭게 설명한다. 그리고 세계적인 석유회사로 유명해진 아람코가 사우디로 국유화되는 과정, 1,2차 오일 쇼크, 국부펀드의 운영과 투자방향 등도 잘 소개하고 있다. 탈석유 시대를 맞이하여 중동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음을 자세히 알 수 있었다. 경제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문화적인 부분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석유만 팔던 시절에서 탈피하여 각종 혜택으로 기업들을 끌어들이고, 사업을 다각화시키며 고부가 가치 산업을 육성하려는 중동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더하여 러시아, 이란, EU, 미국과의 외교적 상황과 얽힌 문제도 쉽게 풀어낸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투자 관점에서 한국과의 관계 그리고 눈여겨 볼 분야, 기업 등을 잘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 전망에 대한 책이니만큼 다른 사항들을 주변 이야기로 두고 경제와 투자 관점에 집중하여 설명한 점이 좋았다.

다양한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중동 지역의 변화를 보다 자세히 알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추천한다. 모든 성공적인 투자는 변화를 미리 감지하고 대세의 흐름에 몸을 맡길 때 이루어 진다. 오일을 통해서 벌어들인 막대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변화를 꾀하는 지금의 중동에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 책을 놓치지 말자.

-컬처블룸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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