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자유 보수 성향의 월간지 겟칸하나다의 편집부에서 만들어졌기에 책의 주제와 방향성이 어디로 향하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책에서 다루는 주제는 호주 찰스스터드 대학의 공공윤리학 교수인 클라이브 해밀턴의 "중국의 조용한 침공", "보이지 않는 붉은 손" 두 권의 핵심 내용과 그 해설입니다. 중국의 무서운 성장과 그 영향력 그리고 민주주의 진영과 동맹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견제 방법과 지금까지의 양상을 보수적인 시각에서 정리해 중국에 대한 견제적 시각을 제공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합니다.
이 책을 풍부하게 읽고자한다면, 단순히 호주와 중국 혹은 서방국가들과 중국과의 갈등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세계사의 흐름과 경제를 함께 이해하면 좋을 것같습니다. 그러면 보다 균형있는 자신 만의 시야를 넓히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을 발견할 수 있으니까요. 최근 들어서 미중 갈등이 중요한 국제 이슈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계속해서 패권을 유지하고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 떠오르는 국가들을 견제해왔습니다. 패권경쟁은 군사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일어났습니다.
1930년대에 영국은 그동안 누리던 패권을 금본위제 붕괴로 인해 놓치고 있었고, 제 2차 세계 대전으로 전통적인 강호였던 유럽의 국가들은 휘청거렸습니다. 전시 물자 공급을 통해서 더욱 강대해진 미국은 1944년에 여러 국가들과 브레튼 우즈 협정을 통해서 금태환제를 실시하게 됩니다. 이때 우리들에게도 잘 알려진 IMF와 세계은행IRBD가 만들어졌죠. 미국의 달러만 금과 교환(금1온스당 35달러)이 가능하도록 하고, 타국의 국가들은 고정환율로 각국 통화가치를 미국 달러에 고정해서 통화가치의 안정화를 이루려 했습니다. 미국의 달러가 국제적인 신용과 지위를 얻고 미 금융 시장이 세계의 중심에 서는 순간이었습니다.
브레튼 우즈 체제는 60년대 후반에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미국은 유럽 국가들을 지원하는 마샬 플랜을 실행하고 20년 간 지속된 베트남 전쟁의 승리를 위해 엄청난 양의 달러를 발행했습니다. 달러의 가치는 금과 교환가치를 유지해야 하는데, 달러의 양이 늘어나자 금태환제를 유지할 힘을 잃게 된 것이죠. 71년 닉슨 대통령은 금태환제 포기를 공식적으로 발표합니다. 이후 미국은 페트로 달러 체제로 돌입하는데요. 국제 원유를 거래할 때 오직 달러로만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74년에 최대 생산국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은 계약을 통해서 사우디가 석유를 통해 번 돈을 미국 국채를 매수하는데 쓰면, 미국은 다시 사우디에 군사적 무기를 지원을 하기로 한 것이죠. 이렇게 되면 '페트로달러 리사이킬링'이 일어나게 되고, 원유는 모든 산업의 핵심 원재료이기에 석유 거래를 통제하는 것은 전 세계의 경제에 영향력도 발휘하게 되는 것입니다.
현재는 이런 페트로달러의 패권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미국은 자국의 셰일가스의 생산성을 통해서 중동에 의존하지 않고도 가스를 원활히 공급할 수 있습니다. 더이상 중동에 막대한 자금을 쏟으면서 간섭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죠. 그로 인해 사우디와의 관계에 금이 가고, 이 분열을 틈 타서 그동안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룬 중국이 '페트로위안'으로 빈자리를 대체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값싼 노동력으로 세계의 공장 역할을 통해 성장한 중국이 공산당이 계획하고 실현하는 계획경제를 통해서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서구 진영과의 대결에서 승기를 잡으려 하는 것이죠.
이 책에서 다루는 중국의 성장과 전쟁 전략은 사실 중국이라는 나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일본의 경제가 성장하고 대미무역에서 흑자가 지속되었을 때, 반대로 미국은 대일무역에서 적자가 누적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브레튼 우즈 협정을 통해 일본의 엔화를 절상시켜 일본의 수출 경쟁력을 떨어트렸는데요. 이 시기를 잘 통과하지 못한 결과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GDP의 약 40%정도까지 성장하는 시점에서 미국의 견제가 시작된 것이죠. 중국의 사정도 비슷합니다. 중국의 경제 성장이 가파르게 일어나고 중국의 무역수지는, 특히 미국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흑자를 이루어 왔습니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했지만, 중국은 흑자를 통해 미국 국채의 상당량을 매입한 뒤 보유량을 조절하며 미국에 맞수를 놓고 있습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군사적, 경제적 패권을 쥐기 위해서 필요한 '일대일로' 역시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군사적 동맹을 통해서 견제받고 있습니다. 대만과 인도네시아를 놓고 벌어지는 두 진영 간의 기싸움은 바로 이런 양상을 반영하는 것이죠. 더구나 기술 패권이 중요해지면서 첨단 기술 탈취, 보안, 산업 스파이 문제는 더욱 갈등을 키우고 있습니다. 화웨이로 대표되는 갈등이 바로 그러한 예이죠. 반도체와 자원 확보를 위한 경쟁 역시 치열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공산당 중심의 국가 운영은 당의 통제를 벗어나려는 자국민과 IT기업들에 대한 압박으로 발현됩니다. 더 성장하기 위해서 하나의 중국은 필수적인데 그것에 대한 분열 조짐은 허용되지 않는 것이죠. 호주, 영국, 미국을 중심으로한 동맹과 민주주의 진영의 견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중국은 현재의 기조를 순순히 포기하진 않을 것같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나라의 문제 역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도 대미무역에서 흑자를 내는 국가중 하나이며, 미국과의 군사동맹과 교역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지하는 국가로서 중간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를 말이죠. 실용외교라는 말은 간단하지만, 중국의 압박과 미국의 압박을 동시에 받을 수 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이 책은 서방동맹에 우호적인 입장에서 쓰여졌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국제 정세에 어떻게 대응해야하는지는 깊이 생각해봐야할 문제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도 더욱 위상이 증가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다른 나라들에 영향력을 행사할지, 그리고 다른 나라들의 견제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할지를 생각해보게 만드네요. 국제 정세와 안보, 그리고 거시적인 투자와 매크로 경제적 안목을 가지시기 원하시는 분들께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 국제적인 흐름을 이해하고 읽는다면, 유용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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