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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러 성격 상담소 -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성격 때문에 인생이 힘든 당신에게
기시미 이치로 지음, 이영미 옮김 / 생각의날개 / 2022년 4월
평점 :
사람의 심리나 관계를 다룬 책 중 대중적이면서도 두고 두고 읽을만한 명저로 생각하는 두 권의 책이 제겐 있는데요, 하나는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이고 또 다른 하나는 기시미 이치로의 "미움받을 용기"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출간된 "아들러 성격 상담소"는 바로 기시미 이치로의 신작이자 이전의 저서들에서 자세히 다루지 않은 아들러의 '인간 성격론'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치로는 아들러의 사상을 대중들에게 쉽게 전달하는 심리학자로 유명한데요, 실제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에 담긴 사상은 그리 간단하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치로의 뛰어난 설명이 담긴 그의 책을 읽어가다보면 어느새 아들러의 사상을 친근감 있게 이해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이전의 명저에서는 인간이 관계 속에서 부딪히는 문제와 변화 가능성을 '용기'라는 관점에서 다루었다면, 이번 신작은 "아들러의 인간 이해"에 담긴 그의 성격론을 대중적인 눈높이에서 풀어냅니다. 인간은 누구나 '성격'을 형성하고 표출하며 그것이 각자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큽니다. 또한 사람들은 성격을 고정적이고 결정론적인 그 무엇으로 받아들이는 경향 역시 가지고 있습니다. 가령, '난 내성적인 성격이야, 그래서 사람을 사귀는 게 힘들어.' 혹은 '저 사람은 INFP야. 그래서 그렇게 행동하는게 당연하고 자연스러워'와 같은 경우가 그것입니다. 혈액형 성격학이나 별자리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이런 류의 해석이 유행하는 이유는 사람들로 하여금 안정감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예측 불가능한 그 무엇을 피하려는 경향이 있기에, 고정적인 그 무엇으로 분류한 뒤 그것에 따라 해석하여 예측 가능한 범위에 두고 안정감을 취하려 합니다.
그러나 이치로는 아들러의 성격론을 통해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성격은 대인관계 속에서 선택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유전적인 영향, 환경적인 영향이 없다고 말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스스로 성격을 선택한다는 사실입니다. 아들러는 모든 갈등과 문제는 인간 관계에서 비롯된다고 보았습니다. 당장 스스로를 둘러싼 여러가지 문제들을 떠올려 보면 그것이 무엇과 관계 되어 있는지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인간이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다는 건 어떤 형태든지 상호작용을 일으킵니다. 그렇기에 크고 작은 갈등 역시 피할 수 없게 되죠.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원하는 바가 있고 그 목적을 위해서 우리는 성격 역시 선택하고 그로 인해 목적을 이루려 합니다. 이런 행동 패턴이 되풀이 되면 우리 각자의 고유한 성격으로 드러나게 되죠. 예를 들어 봅시다. 혹시 직장 상사로부터 업무와 직접 관계 없는 곳에서 필요 이상의 지적을 받은 경험이 있으신가요? 혹은 부하 직원에게 그렇게 한 적이 있나요? 자신은 업무에 철저하거나 엄격한 성격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게 야단침으로써 부하 직원의 가치를 떨어트려, 상대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높이려는 목적을 달성하려 한 것일 수 있습니다. 아들러는 이를 '허영심의 발로'라고 지적합니다. 자신의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서 자신의 성격과 태도를 선택한 것이죠. 물론 이런 과정은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이뤄집니다. 자신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누군가 속내를 지적하는 순간 도리어 화내거나 불쾌해하기 쉽습니다.
아들러는 이 책에서 여러가지 성격 유형들을 소개합니다. 그러나 아들러가 원한 건 고정화 시켜버린 인간 군상들의 구획화 혹은 분류가 아닙니다. 이 책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 역시 이 사실을 이해하는 것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들러는 개인의 독자성을 강조했습니다. 책에서 소개하는 유사성에 따른 성격의 유형화를 통해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을 먼저 거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대인관계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모습들, 즉 인간을 이해하는 틀을 확인하는 것이죠. 그리고 자신의 현실, 현재의 모습을 직시합니다. 그 다음 필요에 따라 자신의 성격을 바꾸기 원한다면 결심하고 행동하는 것입니다. 그 방향이 보다 의미있으려면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타인에게 기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되는 것입니다. 변화하려는 용기, 성격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고 바꿀 수 있는 것입니다. 수저론이 판치고 인간을 계층화시켜 분류하는 이 시대의 풍조 속에서, 인간의 변화 가능성을 긍정한 아들러의 사상은 우리를 치유할 수 있고 사고를 유연하게 만드는 촉매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신과 타인의 성격 유형을 이해하고 싶은 분들, 성격으로 인한 인생의 고단함을 겪는 분들, 거장 아들러의 사상을 접해보고 싶은 모든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하고 싶네요.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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