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만나는 일본 문화 이야기
최수진 지음 / 세나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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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본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으신가요? 저는 제페니메이션 특히 하야오 감독의 애니매이션들과 영화 '러브레터'가 제일 먼저 생각납니다. 겨울이 되면 아직도 이와이 슈운지 감독의 러브레터에 펼쳐졌던 새하얀 설국과 OST 'Remedios'가 숑숑 떠오르곤 하죠. 생각만 해도 설레게 만드네요. 제가 그런 매개체들을 통해 접한 일본 문화와 그 속에서 낯설고 신선했던 장면들, 그리고 거기에 담긴 일본 사람들의 정서들이 자연스럷게 궁금하더군요.



이 책의 작가는 어학 연수와 잦은 출장을 통해서 다양한 일본 문화를 접한 사람입니다. 다양한 키워드를 통해서 일본의 여러가지 문화 풍경과 거기에 담긴 이야기들을 들려주는데요, 저 같이 일본에 대해 단편적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에게 정말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일본에는 도시락 문화가 발달해 있습니다. 일본 드라마나 영황에서도 직장인들이 도시락을 먹는 장면이 종종 등장하는데요, 작가가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직접 느낀 점은, 도시락 문화 속에 일본인들 특유의 정서와 경제적 이유가 담겨 있다고 합니다. 굳이 많은 말을 하지않고도 간편하게 구매해서 먹을 수 있는 도시락, 그리고 개개인의 경제 사정이 반영된 문화라고 말합니다. 사실 한국도 편의점 도시락이 점점 다양화되어 등장하고 있는데요, 일본의 편의점 도시락 문화가 준 영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한국의 여러 백화점의 지하마다 식품코너가 활성화되기 시작했는데, 이런 문화가 일본에서 먼저 일어났다는 점도 책을 읽으며 발견하게 되어서 신선했습니다. 외교적 갈등을 겪으며 먼나라라고 생각했지만 알게 모르게 우리나라에 영향을 많이 미치고 있는 것같아요.



또하나 자주 볼 수 있는일본 문화는 다도문화입니다. 우리나라도 다도를 즐기고 중요하게 여겼다는 기록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요,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보통 간단한 디백 차나 카페에서 즐기는 반면, 일본은 일본 특유의 전통 다도문화와 그 문화를 계속해서 배우려는 움직임들이 있어서 신기하게 느꼈거든요. 여기에 얽힌 스토리텔링이 있는데, 리큐라는 인물이 다도에 쓰이는 조선의 찻사발을 최고의 예술품으로 평가하면서 조선 문화에 존경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조선을 침략하려던 히데요시와 마찰을 일으키기도 했다고 하네요. 와, 먼가 놀랍고도 우리의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도 다도문화가 계속 이어졌으면 어떤 형태일까?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현대에 들어서도 일본에서 다도의 인기가 시들지 않는 이유는 다양한 형태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문화생활을 즐기려는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제가 좋아하던 일본 소설 "설국"의 명문장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명문이고 책속에 빠져들어서 읽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는 이 표현은 정말 압도적으로 사실적이고 간결하게 소설의 정서를 잘 표현했잖아요. 저자는 최재천 교수와 김연수 작가의 글을 가져와서 이야기를 푼 다음, 실제 군마현과 니가타현을 잇는 다이시미즈 터널과 일본의 지리적 특성을 설명합니다. 일본은 눈이 내리는 곳과 내리지 않는 곳으로 구분할 만큼 눈이 지역의 운명을 극명히 갈라놓고 있다고 하네요. 터널은 지리적으로, 말그대로 눈이 없는 세상과 눈 쌓인 세상을 이어주는 통로라고 합니다. '야스나리가 니가타로 들어서는 곳을 '국경'이라고 표현한 것이나, 제목을 '설국'으로 뽑은 자체가 일본 속에 존재하는 또 다른 일본을 잘 표현한 것'이라는 말이죠. 저는 감탄할만큼 좋은 해석과 통찰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키워드 외에도 일본의 서점, 료칸, 친절문화, 장인정신, 절약습관 등을 작가의 실제 경험과 엮어가며 재미있게 풀어줍니다. 그리고 일본과 관련된 여러 저서들을 인용하며 해당문화를 친철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갑니다. 책을 읽는 동안 저는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읽었네요.



가깝고도 먼나라로 불리는 일본에 대해서 제가 아는 건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서 조금 더 일본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음에 해외여행을 갈 수 있다면 설국이 된 일본을 방문해서 작가가 소개한 멋진 장소들을 경험해보고 싶네요. 이 책을 일본과 일본문화에 관심있는 모든 분께 권해드리고 싶어요.




- 서평단 참여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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