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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그리고 나와 너
핼리 본디 지음, 이주미 그림, 김선희 옮김 / 스푼북 / 2022년 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투 열풍이 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도 많은 사건들이 폭로되었고 그로 인해 다양한 사회 현상들이 생겼습니다. 이런 현상은 정치권으로도 퍼져서 갈등의 요소를 확대 재생산하는 도구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우리를 둘러싼 사회적 이슈는 다양합니다. 그중에서 대중의 관심을 끌만한 것들은 아무래도 독특하고 강한 목소리들을 담은 것들입니다. 그것이 사람들의 주의를 끌기 시작하면서 다른 이슈보다 쉽게 전파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미투라고 하면 어떤 사람들은 거부감부터 가지며 Radical한 포퍼먼스를 하는 집단들의 행동으로 인식할 수도 있습니다.
미투는 정치, 종교처럼 인간의 사회적 활동으로 생겨난 현상입니다. 그래서 다양한 목소리들이 섞여 있을 수 있습니다. 각자가 옳다, 그르다고 싸우지만 정치적 문제에 다양한 목소리가 존재하는 건 당연합니다. 종교도 다양하고 하나의 종교 안에서도 여러가지 교파가 존재합니다. 미투운동도 마찬가지죠.
미투에 대한 오해는 이 운동이 여성 만을 위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미투운동은 존중하는 마음, 인권에서 출발합니다. 미투운동은 건강한 인간관계를 찾아가는 운동입니다. 건강한 관계로 회복하거나, 건강하지 않은 관계로부터 해방되어 온전한 인간으로서의 자기 권리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는 운동이 바로 미투입니다. 따라서 미투 운동은 남녀 모두에게 해당됩니다. 상대적으로 물리적인 힘이 약한 여성이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지만 반드시 그런건 아닙니다. 사회가 만들어지면 그 속에서는 힘의 균형을 저울질하게 되는데, 그 힘은 반드시 성에 의해서 결정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죠. 부모와 자녀, 교사와 학생, 상급자와 하급자, 심지어 동급생 간에도 힘의 불균형은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여자 교사가 남학생에게, 여성 상사가 남자 부하 직원에게 벌이는 성적 학대도 미투의 대상이 됩니다. 권력은 보이지 않게 작동할 수 있으니까요.
미투가 지향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미투는 성적 학대를 받은 피해자들이 더이상 숨지않고 당당히 자신의 피해 사실을 알리면서부터 시작됩니다. 사회의 어두운 부분은 사람들이 관심을 잘 가지지 않으며, 여러가지 이유로 잘 알려지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피해자들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죠. 하나의 목소리는 작지만 그들이 함께 연대하는 순간 더이상 사회의 치부는 숨겨지지않고 공론화되어 토론의 장으로 나오게 됩니다. 그래서 사회 구성원 전체가 문제를 인식하게 되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게 되는 것이죠.
물론 피해사실을 이야기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가해자들은 피해자의 입장을 가볍게 여기기 쉽습니다. 피해 사실에 대한 증거 확보가 어려운 경우도 있고요. 그래서 여러가지 잡음과 마찰이 생깁니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해서라도, 우리 사회가 아이들에게 바른 가치관을 정립하고 피해에 대처하는 방법을 체계적으로 교육시킨다면 예방차원에서도, 문제 발생시 대처 상황에서도 큰 효과를 발휘할 것입니다. 이것이 이 책이 전달하려는 주된 내용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사회 생활 속에서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와 진단 그리고 대처 방법이 잘 정리되어 있어서 실제로 자신의 언행을 점검하고 적용해볼 수 있습니다.
"나는 내가 될 수 있다, 나는 'No'라고 말할 수 있다."
한가지는 분명합니다. 미투는 인권의식에서 출발하기에 그가 어떤 모습으로 태어났든, 어떤 상태에 처했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됨에는 지위고하나 성별 따위가 차별의 이유가 될 수 없으니까요. 그리고 이것은 동서양 고전에서 말하는 황금률과 맥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내가 당했을 때 싫은 건 남에게도 하지 않아야 하며, 내가 원한다고 해서 그 사람 역시 원한다는 식으로 판단하는 건 오만한 태도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나는 존중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 역시 그 사람으로 살아가도록 해야 합니다. 애인이든 자녀든 부하직원이든 다른 사람들 역시 'no'라고 말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미투 운동에 담긴 정신은 '내가 대접받고자 하는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예수 가르침의 다름아닙니다.
이 책은 제일 먼저 인권의식에 기초해서 건강한 인간관계를 점검합니다. 그리고 여러가지 관련 개념을 정리하고 어떤 상황에서 학대가 발생할 수 있는지 구체적 사례를 들어서 알려주고 있습니다. 학대가 일어났을 때 대처방법과 그로 인한 여파와 주위의 편견어린 시각까지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연대의 힘을 말하죠. 청소년들이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누구든지 경험할 수 있는 내용에 대해 파악하고 체계적인 대처 방법을 안다면 불행한 문제를 예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남녀 모두의 필독서로 권하고 싶습니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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